금과 매우에 있는 한 밭 옆에 매년 피어나는 하얀 꽃, 이제야 싸리꽃이라는 이름을 알게 됐네요. 이젠 야야, 저 싸리꽃 봐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등면 외이리. 부부인 임병래(79)ㆍ조덕임(79) 어르신과 품앗이 온 신우식(80), 채정순(65) 어르신이 쉼 없는 손을 놀리며 봄볕 아래 모판 흙 담기에 열중하고 계신다. 구멍 송송 뚫린 네모반듯한 모판에 고운 흙을 소복이 담는다. 자처럼 생긴 나무토막으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한번 쓱,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두 번 쓱 지나가면 흙이 골라지고 이제

지난 2일, 읍내 경천에서 어르신들이 2014년 봄 추억을 쌓았다. 옥천골 벚꽃축제가 시작되면 북적대는 사람들 틈에 편히 꽃구경하기 어렵기에 순창노인전문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와 하루 앞선 벚꽃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도, 함께 걷는 젊은이들도 입가에 미소가 가득.

3월이 간다. 입춘, 춘분이 오더니 벌써 4월의 문턱이다. 순창읍 백산마을에서 읍내로 나오는 길, 순창경찰서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 순창가정교회를 지나니 왼쪽 오른쪽 언덕에 흐드러지게 매화가 피었다. 봄볕 아래, 매화 만개한 풍경을 뒤로한 채 농부의 손길이 바쁜데 권오형(68ㆍ순창읍 순화) 씨는 매화에 눈 돌릴 새 없이 왕겨 뿌리기에 한창이고 두 아낙은 풀 뽑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한가하게 꽃구경할 새가 있으랴. 고운 흙에 도라지 씨를 뿌리고 황금 같은 왕겨를 덮어주니 꽃샘추위에도 푸른 싹이 올라오겠지. 흐드러진 매화 아래 그림 같

금과 매우마을 앞 사거리에 있는 반사경이 두 달 가까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공사차량에 부딪힌 것인지 비춰야 할 곳은 비추지 못한 채 하늘을 보고 있는 것이다. 구부러진 도로를 비추던 반사경이 틀어져 불편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인가.

3월 22일. 서울 국가정보원 앞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촉구 집회’에서. 행진하는 경찰들사이로 한 코메디언의 익살스런 모습이 이채롭다. “간첩조작, 내란조작, 국정원장 남재준 사임” 바른 소리가 널리널리 퍼져 세상이 밝아지기를 희망한다.

주말, 한가한 풍산 하죽 모정에서 참새 한 쌍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아슬아슬 스릴을 만끽하며 나뭇가지 꼭대기에 앉은 녀석들. 한동네 어머니들은 복분자밭 정리하고 오디나무 전정하고 버섯 종균도 넣고 감자도 놓고 텃밭들 가꾸느라 바쁜데 참새들은 모정에서 연애질이니 ‘새 팔자가 상팔자’라 웃고 마네요.

봄비와 함께 산수유 꽃 피다. 노란 꽃망울 터뜨리며 불꽃놀이 번지듯 폭죽 터지듯 나타나 봄을 증명하리.

제일고 정문 옆 거북장수마을 10km 농촌전통테마마을을 알리는 입간판이 볼썽사납게 훼손된 채 수 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솜털이 보송보송 올라온 목련 꽃눈. 3월, 봄과 함께 새학기가 시작된 교정에는 하얀 꽃을 피우려는 목련이 여기저기 움트고 있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하고 숭고한 정신, 사랑, 은혜, 그리고 우애. 활짝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한 달 안에 우리 아이들은 활짝 마음을 열겠지.

하얀 백구 새끼 여섯 마리가 참 예쁘기도 하다. 추운 날씨를 서로의 체온으로 견디며 옹기종기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지난 11일 출산해 2주가 막 지났다는데 암컷만 여섯 마리란다. 만지고 싶어 다가가도 어미가 경계하지 않고 순하다. 보통 새끼를 낳은 개들은 사납기 마련인데 꼬리치고 따르니 신기하다. 새봄, 넓은 잔디밭을 뛰놀 날이 머지않았다.

햇살과 이슬을 품은 다육이가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여름이 올 때까지 예쁘게 잘 자라주겠죠?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다육이.여러분도 한번 키워보세요.

논가에 노닐던 백로 떼가 동계파출소 앞 오수천에 모였습니다. 이곳에 가도 쫓기고 저곳에 가도 쫓기니 끝내 찾아 온 곳이 파출소 앞이었을까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방역당국에서는 조류독감의 원인이 ‘철새’ 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단지 ‘추측’일 뿐인데 언론에서 떠들어대니 사람들은 철새가

반짝 봄 날씨 기웃거리더니 다시 또 칼바람이 기승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가 반가운 것처럼 섬진강 줄기 따라 한가로이 노니는 겨울새들이 반갑다. 흔하디흔한 왜가리와 청둥오리 떼, 백로 등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원앙과 참매도 눈에 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 간다.황의관 한국조류보호협회 순창군지회장은 “타지역에서는 철새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논에 낱알을 뿌리거나 일부러 물을 받아놓기도 한다. 순창은 그나마 물가가 새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서 강가에 새가 많다”면서 “작년보다 강에 얼음이 많이 얼지

‘저거이 뭐이대?’ 한참을 지나쳤다가 차를 돌려 가보니 매실나무에 '봉다리'가 열렸다. 까만 봉지들이 주렁주렁 달린 것이 재미나다. 아마도 매실 나무 가지를 옆으로 뻗게 하여 매실을 따기 쉽게 하려고 미리 손을 써 놓은 것 같은데 참 기발하다.

▲2014년 첫 해를 보기 위해 금산에 오른 이웃들의 표정이 밝다. 연식정구선수들과 응원하는 주민들, 순창고와 제일고 3학년 친구들, 올 봄 결혼을 약속한 딸과 예비사위와 함께온 부부, 주공아파트 산다는 자매처럼 보이는 주부, 시산제를 올린 금산산악회 회원들, 그리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이종진(41ㆍ순창읍 교성)씨가 촬영해 보내주신 해돋이 사진을 배경으로 나열해 보았다.

쌍치터미널 옆 오롯이 자리한 소나무. 언제라도 초록의 빛깔을 잃지 않는 소나무에 눈꽃이 앉았다. 하얀 솔잎이 손 대기도 아까울 만큼 예쁘다. 하도 예뻐 사진으로 담지만 직접 보는 만 못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건 그렇고 쌍치가 춥기는 추운가보다.

새하얀 눈보다 빛나는 아이들아.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조건 없이 내리는 눈에도 까르르 웃음 짓고 눈밭에 뒹굴고 눈덩이에 맞아도 그저 친구라서 좋기만한 이 순간을. 작은 이 뜰에서 넓고 큰 꿈 키워나갈 풍산의 씨앗들아, 그림같은 설경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좋아 추억으로 남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