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업(7)/ 농약보다 싼 비용으로 대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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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7)/ 농약보다 싼 비용으로 대처 가능
  • 이선형 회장
  • 승인 2010.11.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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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형 순창자연농업연구회장

안식구와 함께 하우스 고추를 따다보니 노린재가 일부 포기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담배나방 피해가 한고비를 넘기니 또 새로운 도전과제가 등장한 셈이다. 노린재가 네 줄의 고추 두럭 중 비닐하우스 좌, 우 양쪽 끝의 두럭에만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잦은 비를 피해 하우스로 들어와서 번식한 모양이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을 앞선 연재에서 설명하였지만 필자 스스로도 이러한 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비닐로 하늘을 막았으니 진정한 자연계는 존재하지 않으니- 노린재 피해를 자초한 것이리라. 노지고추의 경우 하우스처럼 노린재가 확산되지는 않는다. 다음 약재를 살포할 때에는 노린재가 마늘을 싫어한다고 하니, 마늘즙과 한방영양제 등을 섞어 뿌려봐야겠다(한방영양제는 계피, 감초, 당귀,  마늘, 생강을 막걸리와 소주로 우려낸 약재임).

필자의 고추하우스에 피해를 준 충들은 진딧물과 담배나방 그리고 노린재 정도이다. 진딧물의 경우, 정식 초기 일부 보이다가 무당벌레가 늘어나면서 자연 소멸되었고 담배나방과 노린재가 피해를 주었다. 이렇게 해충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었던 것은 무경운을 통한 토양관리와 고랑의 풀을 말끔히 매지 않고 키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연농업의 고수로 존경받는 일부 과수농가들은 과수원의 잡초를 한꺼번에 베지 않는다. 단번에 풀을 베어버리면 각종 해충들은 바닥에 먹잇감이 없어지므로 과수로 올라올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더 커진다. 성속일여(聖俗一如)의 관점에서 볼 때, 해충이라는 규정은 자연의 결실을 사람이 독차지하기 위함이고, 그들도 자연계의 순환구조 속에 나름의 순환 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면 과수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어쨌든 농가 살림살이의 원천인 작물을 갉아먹고 있는 해충을 방치할 수는 없고  자연과 사람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작물피해를 최소화하며 비용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인식으로부터 자연농업이 중심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방식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각종의 살충기피 효과가 검증된 식물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벌레나 나방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독성을 갖고 있거나 특유의 향으로 곤충의 접근을 차단하는 식물들이 그것이다. 은행나무, 미국자리공(장녹), 제충국, 할미꽃 등 우리 주위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 중에서 곤충들로부터 공격당하지 않는 모든 식물들이 활용될 수 있다.

친환경농업의 메카로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쿠바의 경우, 님나무(먹구슬나무)를 집집마다 한 두 그루씩 재배하여 천연 살충, 살균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쿠바는 미국자본에 의한 전형적인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토양이 극도로 피폐해 있었다고 한다. 커피 경작을 위해 화학비료와 살충제가 지속적으로 대량 살포된 결과다. 사회주의 혁명 이후 소련에 의존하던 비료와 농약의 공급이 미국의 봉쇄에 의해 중단되자, 자급자족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 친환경농업이었고 이 중심에 먹구슬나무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먹구슬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전남북, 경남북)에도 자생하며 고창군청 내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고목도 존재한다. 먹구슬나무의 열매를 말려서 기름을 짠 것이 바로 님오일인데 천연약재로써 고가로 팔리고 있는 수입산 살충제의 원료가 대부분 이 먹구슬나무 씨앗기름(님오일)이라 한다.

이렇듯 우리 주위의 자생식물을 잘 활용하면 과도하게 증식하는 충과 균을 제어할 수 있고 쿠바의 농민들처럼 우리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 친환경농업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해충에 대한 대책으로 추가해야 할 내용들이 더 있어서 다음 연재로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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