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보도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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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보도 봤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03.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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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걸려오는 소리가 꽤 잦다. 수화기 넘어 소리가 꽤 다급하고 들 떠 있다. “군수 보도 봤어. 어찌되는 거야” 신문사에 있으니 죄다 아는 양 물어보는 사람이 알려주는 사람보다 많다. 사실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게 많다. 더구나 흘러 다니는 이야기와 그 얘기에 담긴 진실은 당사자나 그 연관자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인데 궁금함이 앞서다보니 그저 물어보는 것 같다. 아는 일이면 속 시원하게 알려줄 텐데… 그래서 되묻고 세상얘기를 듣게 된다.
지난 19일, 한 중앙 일간지에 “순창군수 검찰 출두 앞서 진술 짜맞추기…검찰 재수사 착수 예정” 기사가 떴다. 이 기사를 찾아 본 많은 주민들은 한편 궁금하고 다른 한편 ‘지역신문이 다뤄야 한다’고 은근 압력을 넣듯 쐐기를 박는 전화를 해댄다. 이 기사를 읽어보니 2011년 군수 재선거때 황숙주 후보를 위해 연설했던 연설원(49ㆍ여)의 주장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모르쇠로 일관하기보다는 명백한 입장을 서두러 발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연설원은 지난해 9월27일, 전주지검이 황 군수 등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직후에 “임실 운암댐 근처 음식점에서 황 군수 부부와 비서실장, 순창군청 공무원(5급) 2명, 민주당 전 사무처장, 법률대리인 등 9명이 만나 검찰 조사에 대비한 사전 모의를 했다”며 “검찰이 압수한 장부에 기록된 3억6000만원에 대한 자금 출처와 사용, 관련 인물 등에 대해 진술 짜 맞추기와 검찰 조사에 대비한 답변서 등이 논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서 황 군수는 “내가 살아야 당신들이 살 것 아니냐, 당신들이 다 안고 가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황 군수가 건설업자 황씨와 나(연설원)를 내연관계로 정리하고, 불법정치자금과 연관된 사람들과의 돈 거래는 채무로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엄청난 발언이 사실이 아니면 황 군수 등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요. 사실이면 자신을 위해서는 못할 짓이 없게 보이는 황 군수는 군수직을 사퇴해야 할 것 같다.
그 연설원의 주장이 구체적이고 직설적이어서 매우 걱정스럽고 부끄럽다. 2011년 10월, 우리 군민 모두를 부끄럽게 했던 악몽이 가위눌린 듯 되살아난다. 소위 ‘오케이. 남자답게 3분의1 줄께’ 녹취록 사건으로 당시 이홍기 군수후보와 전직 교육장이 구속됐었다. 그 때 한 신문은 “순창군수 재선거 출마예정자 매수사건은 썩을 대로 썩은 우리 지방선거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 후 황 군수가 당선됐다.
그로부터 2년여 지난 지금, 군민을 무시하는 소문이 너무 잔혹하고 참혹해서 입에 담기조차 싫지만 진원지가 있다면 모두 알아야 할 것 같다. 어제 만난 한 주민은 “전 군수의 심복들이 아직 군청에 많이 남아있어 현 군수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며 “(결정적 약점이 있지만) 현 군수를 당선되게 놔두고 (전 군수가) 8월 특사를 받은 후 끌어내리고 다시 군수가 되려했는데 행여 현 군수가 출마하지 않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한다. 어이없고 기가 차는 전략(?)이다.
도대체 정치인들은 왜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케이…, 내가 살아야…, 특사받아…” 말 속에 개인 욕심과 입신양명 논리만 가득찼다. 나를 위해서는 세상에 어떤 손해나 위험이 있어도 상관이 없다는 발상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허무맹랑하고 안하무인한 주장에 맹종하며 이를 전도하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배우고 체득한 진리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일신 출세만 생각하는 사악한 무리들이 세상을 망친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됨됨이가 바르지 못하다면 바른 정치를 할 수 없다. 사회적 가치와 진리보다 개인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고 줄서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새정치’보다 ‘바른정치’가 필요하다. 말이 아니면 섞지 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존립을 위해 이런저런 논리와 낭설을 늘어놓는 정치인은 추방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 자신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할 사람이 우리를 위해 헌신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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