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생암귀/ 의심의 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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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생암귀/ 의심의 끝은 어디에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4.04.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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疑 의심할 의 心 마음 심 生 날 생 暗 어두울 암 鬼 귀신 귀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79

친구 결혼식 사회를 보면서 신부가 상당한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피로연자리에서 친구들이 수근 거리더니 나에게 물었다.
“야! 너 신부가 예쁘다는 것을 우리한테 왜 말 안했어?”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나도 오늘 처음 봤다.”
그 후에 동창부부모임이 있었지만 그는 늘 혼자 나왔다. 30여년이 지난 어느 날, 그의 부인이 아내를 찾았다.
“이미 5학년 9반인데 남편은 지금도 나를 걱정한 것인지 의심한 것인지 하여튼 밖으로 나가지를 못하게 하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랍니다. 우울증이 있다고 의사가 말하네요.”
그 친구를 만나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를 예로 들며 부인을 풀어주라고 충고했다. 여전히 건성으로 듣고 있던 그가 한마디 했다. 
“너 언제부터 내 마누라한테 관심이 있었냐?”  
「열자ㆍ설부편(列子ㆍ設符篇)」에 나온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둑맞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주위 사람들 중 누군가가 훔쳐간 것이라고 단정하였다. 그 중에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었다. 걸음걸이, 안색과 말하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도끼 도둑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산에서 그 도끼를 찾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웃집 아이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그의 거동이 조금도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
어떤 사람의 집 마당에 말라죽어 가는 오동나무가 서 있었다. 그의 이웃집 영감이 그 나무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말라죽은 오동나무는 상서롭지 못하다네.”
이 말을 들은 오동나무 주인은 서둘러서 그것을 베어 버렸다. 그러자 이것을 본 그 이웃 영감이 또 말했다.
“그것을 그냥 버리느니 땔나무로 쓰면 좋겠군, 그걸 내게 주게나.”
이 말을 듣고 오동나무 주인은 내심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잔뜩 화가 나서 이렇게 말했다.
“영감님은 공연히 땔나무가 욕심이 나서 나에게 그것을 베게 한 거지요? 이웃에 살면서 어떻게 이처럼 음흉할 수 있습니까?”
「한비자(韓非子)」에 나온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장마가 져서 토담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아들이 “빨리 수리해야지 잘못하면 도둑이 들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웃집 사람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런데 그날 밤 공교롭게도 도둑이 들었다. 아들을 보며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을 하고 이웃집 사람에게는 ‘저 사람이 도둑질 하지 않았을까?’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 성어는 ‘마음에 의심하는 바가 있으면 여러 가지 망상이 생긴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 때로는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는’는 뜻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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