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 18명을 선정했다. 우수의원 선정은 핵심주제 선정과 대안제시로 두 분야를 나눈 뒤 각각 개혁성, 전문성, 공정성의 기준에 점수를 매겨 선정했다. 국정감사 활동에만 한정한 평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고 수긍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국정감사가 끝난 뒤 우리 군에서는 군 행정사무감사(군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군정감사는 어떨까?
먼저 기자는 부끄러운 고백을 두가지 하고자 한다.
하나, 기자는 6년 전 취재차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을 만났다. 그런데 미처 제대로 된 질문을 준비하지 못한 채 간 터라 연구원은 기자에게 자신이 만든 자료를 던져주며 30분의 시간을 줄 테니 공부를 하고 질문을 하라고 충고했다.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그대로 갈 수 없어 30분간 눈에 불을 켜고 나서야 기자는 그 연구원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둘, 독자들에게 죄송하지만 기자는 하루 동안 군의원들의 군정주요사업실태조사에 동행한 뒤로 더 이상 동행하지 않았다. 기자가 현장 동행취재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다른 취재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첫날 읍사무소에서 본 바 군의원들은 제각각이었다. 나름 그 전문성과 정보력이 바탕 된 질문을 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초선인 모 의원은 하루 동안 단 한마디의 질문도 하지 않았다. 질문을 안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의정활동과 상관없는 사적인 질문이라 안 했다고 치자.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우수 국회의원 18명중에 11명은 초선이다.
즉, 몰라서 질문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궁금하니 현장에서 확인하자는 식으로는 문제를 찾는데 한계가 있고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힘들다. 그들이 실태조사를 위해 찾아 갔던 현장은 이미 감사 이전에 다녀왔어야 했지만 지난 달 13일부터 18일까지 군의원들은 1300만원을 들여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짧은 사견일지 모르나 기자는 군정감사 직전에 외국을 다녀오는 군의원은 난생 처음 보았다. 물감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정보의 신선함과 그 깊이에 민감하다지만 결과적으로 기자는 그것이 비효율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다른 자리에도 갔어야 옳았다. 기자는 부끄럽게도 독자들에게 전할 취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직무유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