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93) 국가가 주는 상실과 마주하기가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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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93) 국가가 주는 상실과 마주하기가 더 힘들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4.05.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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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베레나카스트 저. 「애도」

세월호 참사를 당한 가족을 보면서 “고통을 겪는 것만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상실 치유 결론문구를 가져다 쓰기가 몹시 고통스럽다. ‘우리에게 국가가 있는가?’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의문에 대해서 정부가 절망스럽고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재의 세월호 참사다.
꽃도 피워보지 못한 그들은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을까? 남아있는 가족들은 가슴의 상처에 얼마나 많은 고춧가루를 뿌리며 살아가야 할까? 국민들의 마음도 이리 저린데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이들의 마음은 온전히 살아있는 목숨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면 자신의 한 부분이 적어도 그와 함께 죽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 행렬의 추모 펼침막과 분향소에는 ‘애도’라는 글자가 슬픈 눈동자 처럼 애처롭게 양 옆으로 박혀있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살아남아야 할 사람들을 위하여 씌여진 책이다. 필요하지만 지금 나라상황에서는 가혹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사람이 큰 상실을 당하게 되면 처음에는 무감각해지면서 그 사실을 부정하게 되고, 감정이 폭발하여 분노하다가, 힘들지만 감정과 타협하게 되고, 결국은 절망을 거쳐서 그것을 수용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우선 애도가 억압되지 않도록 당연히 공격적 흥분이 드러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위사람의 죽음을 겪을 때 집중적으로 꿈을 꾸는 것에 대해서는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해소하도록 돕고자하는 무의식의 작용이라 한다. 그래서 꿈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상실의 애도과정에 도움이 되어줄  이 책은 “상실을 체험한 이후 충분히 슬퍼할 만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우울증이 유발되는데, 인간이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도는 “우리가 이별을 하고, 깨진 관계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새롭게 자기를 이해하며 변화시킬 수 있는 꼭 필요한 정서”라고 말한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이 울음 뿐 이다’는 말은 더욱 절망적이다. 애도자 들은 더욱더 고립, 불안, 소외의 순환이 반복되어서 고독감이 더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며, 세상과 멀어지고 세상을 적대적으로 느낄 뿐 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안정으로 삶이 점차 피폐해져 간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국민의 안전에 대처하는 수준이 바닥임을 드러냈다. 원인도 정부의 책임임을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옳음과 그름으로 나누어서 선을 지향하지 않는다. 국가의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국정원의 일련의 사태도 셀프개혁이 자체처방이다. 낙하산이고 지역주의이고, 상대를 존중하며 함께하는 소통이 아니라 힘의 논리다. 지지율이 높으면 귀하고 큰 목소리도 묻혀 버린다.
‘비정상 속의 정상’이 도대체 가능 한 것인가? 세월호의 선장은 도망쳤고, 국가의 선장은 아직 길이 어둡다. 어른이고 나라의 선장을 뽑은 우리의 죄책감이 차고, 짜고, 고통스럽다. 씨앗을 심는 농부는 둔해도 그것은 안다. 비정상 씨앗이 심어지면 옥토라 해서 정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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