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4)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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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4) 만남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0.11.07 15: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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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 하면 먹이 묻기 쉽고 근주자적(近朱者赤) 붉은 색을 가까이 하면 붉어진다. 인간은 서로 물들이고 물드는 존재이다.

 

우리는 매시간 또는 매일 일과 사람을 만난다. 한마디로 인생이란 만남의 연속이고 만남에 의해 삶이 성립된다. 무슨 일 어떤 일과 누구와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의해 그 사람의 성품이 형성되고 삶의 가치가 만들어진다. 성격이 거친 사람을 자주 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품이 거칠어질 것이며 온화한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면 자신도 온화해질 것이다. 도박을 즐기는 사행심이 많은 사람과 자주 어울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행심이 마음에 스며들 것이고, 훌륭한 신앙인을 만나면 경건한 신앙심이 생길수도 있으며 철인을 만나면 인생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산이나 바다를 가면 마음이 맑아질 것이며 불우한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을 보면 성스러움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만남에는 대상을 바꿀 수 없는 만남과 바꿀 수는 있되 매우 신중해야하는 만남이 있다. 이는 가족으로서 항상 인내와 배려, 관용, 사랑을 숙성·승화시켜야 하는 관계이고 대상을 바꿀 수 있는 만남은 명함이 화려한 사람이 아닌 속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상호존중이 바탕이 되어야한다. 만남이 키 재기가 되거나 경쟁을 전제로 한다면 바람직한 만남이 아니다. 만남이 서로에게 정신적 깊이와 높이를 더해주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면 최상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옛글에 구전문사(口田問舍)란 말이 있다. 만나면 땅 이야기 집 이야기만 하는 속물을 이르는 말이다. 요즈음 같으면 고급차가 추가 될 것이다. 현실이라는 구체적인 삶 속에서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비슷한 사람끼리만 늘 함께하다보면 고정된 사고방식에 갇히게 되어 인생이 무미건조해진다. 가끔씩은 고정된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현 주소를 확인해야 할 이유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최선의 길은 동서고금을 통해 검증된 고전을 읽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독서만을 가급적 줄여 소개한다. 대중들의 주의를 끌고 평판에 오르는 서적은 늘 읽을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하면 출판된 첫 해가 마지막 해가 되는 그런 책. 어리석은 독자를 위해 쓰는 작가는 많은 독자를 얻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악서는 아무리 적게 읽어도 해독이 적지 않고 양서는 아무리 많이 읽어도 부족하다. 모든 시대와 국가의 제1급의 현인들 민중 속에 탑처럼 우뚝 솟아있는 천재들 불멸의 영광을 지닌 성자들과 지기(知己)가 될 수 있는 서적만을 읽어야한다. 만남이 사람일 경우 시간, 돈 등 비용이 부담일 수도 있지만 책의 경우 책값이라는 적은 비용으로 지혜의 보고인 훌륭한 분들의 정리된 생각을 접할 수 있고 언제든 틈틈이 만날 수 있어 좋다. 인생이라는 마음의 밭에는 항상 잡초를 제거해야 할 이유이다. 이 가을 좋은 책을 만나 마음을 넉넉하고 건강하게 가꾸자.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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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길 2010-11-19 12:29:25
오랜만에 글을 통해 대면한 님이다.
님을 만난건 나의 인생중 가장 큰 행운이었고 그행운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겨울문턱 인생으로치면 어디쯤일까 남은 인생은 얼마쯤일까 어떻게 후회없이살까 깊어가는겨을 님이그립다 멀리있어도 힘이되고 든든하고 용기를주는 님이 오늘은 더욱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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