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혹시 나도 디지털 치매? 전화번호 생각 안 나면 ‘의심’
상태바
[건강상식] 혹시 나도 디지털 치매? 전화번호 생각 안 나면 ‘의심’
  • 황의관 정주기자
  • 승인 2014.06.06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10명중 3명 ‘증상’ … 기기 사용 줄이고 신문 읽기

  직장인 김 씨는 얼마 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그는 아내의 전화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아 10여분 동안 머리를 쥐어짠 것이다. 아내의 전화번호 가운데 뒷부분 네자리만 입에서 맴돌 뿐 중간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던 김 씨는 '내가 왜 이럴까?' 하며 끝내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머릿 속에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열 개도 되지 않고 내비게이션이 없이는 잘 다니던 길도 헤매기 일쑤인 현대인이 늘고 있다. 바로 디지털 치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현대인의 뇌용량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최신 정보는 계속 쏟아져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결국 기억하기를 꺼려하다 치매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디지털 치매. 왜 생기는지, 예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편집자주>

첨단 디지털 기기가 현대인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치매는 스마트폰ㆍ태블릿피시(PC)ㆍ컴퓨터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증상이다. 국립언어원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에 힘입어 스스로의 뇌를 사용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된 현대인들의 기억력 감퇴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족의 생일이나 기념일 등이 생각나지 않거나, 매일 걸려오던 회사 전화번호는 물론 몇 년째 사용하고 있는 집 전화번호가 떠오르지 않거나, 운전경력 10년인데도 어느 순간부턴가 내비게이션 없이는 왔던 길도 찾기 어려웠던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나지 않거나, 주변 사람과 의사소통의 80% 이상을 스마트폰 등으로 하고, 애창곡의 가사를 보지 않으면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경우가 잦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경험이 하나라도 있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20대에서 40대로 비교적 젊은 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디지털 치매는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디지털 치매는 기억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치매와는 달리 기억이 잠시 나지 않게 되는 건망증과 유사한 경우로 질병이라 하기에는 가벼운 기억장애 정도라 하겠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억이 사라지는 치매로 진전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뇌의 노화현상인 치매와는 달리 2, 30대 젊은 층에 더 빈번하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달 한 온라인 설문조사기업(두잇서베이)의 설문조사 결과발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2823명) 가운데 33.7%가 부모ㆍ형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 ‘직계 가족 외에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를 묻는 질문에 36.2%가 1~2개라고 답했다. 한 개도 외우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16.7%로 나타났다. 6개 이상 기억하고 있는 응답자는 15.6%에 그쳤다. 이 기업은 디지털 치매가 현대인의 불면증ㆍ두통처럼 흔한 증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축키나 버튼 하나로 기억력과 사고능력을 대신해주는 디지털 장비들이 ‘기억하려는 노력과 습관’을 필요하지 않게 만들며 디지털 치매를 악화시킨다. 의학적으로 사람의 기억은 뇌의 ‘해마’라는 부위에서 주로 담당한다. 기억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해마의 위축을 가져오고 기억 용량이 줄어든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처럼 뇌도 쓰지 않으면 기억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길 찾기는 내비게이션이, 연락처 암기는 휴대전화가 대신해주는 요즘 환경이 디지털 치매를 부추기는 꼴이다.
디지털 치매가 당장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끼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계속 방치할 경우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심리적 공황에 빠질 수도 있고, 뇌의 특정 부분의 발달과 기능에 부조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디지털 치매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과 함께 뇌를 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일 일기를 쓴다거나 신문이나 잡지를 집중해서 읽는다거나 마트에 가서 간단한 계산은 머릿속으로 해본다거나 메일주소나 짧은 문서는 직접 손으로 타이핑하거나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단축키 대신 직접 기억해서 걸거나 집이나 회사 주변의 특징을 관찰하여 기억해 보려고 하는 방법들이 있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줄이고 직접 쓰고 읽고 기억하려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디지털 치매 자가진단법

●  외우는 전화번호가 회사 또는 집 뿐이다.
●  주변 사람과 대화를 거의 스마트폰으로 한다.
●  전날 먹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  금방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린다.
●  왜 같은 얘기를 하느냐는 지적을 받는다.
●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뒤 지도를 본 적이 없다.
●  아는 한자와 영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  자주 부르던 애창곡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다.
●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 계산이 잘 되지 않는다.

*위의 항목 가운데 3~4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 디지털 치매 의심.

디지털 치매 예방법
●  손으로 일기 쓰기
●  디지털 기기가 아닌 자신의 감각으로 무언가     
  만들어보기
●  친한 친구 몇 명의 전화번호 외워보기
●  채팅보다는 대화를 통해 언어 능력 키우기
●  손으로 쓰고 입으로 외우고 머리로 생각하기
●  휴대전화 단축키 사용하지 않고 직접 지인의
  전화번호 찾아 걸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