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43)/ ‘떡잎 전에 따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로 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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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43)/ ‘떡잎 전에 따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로 벤다’는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4.06.20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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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43
옛 속담이 이치에 딱 맞는 말이여라!

밤꽃                    -정춘근

언덕 과수댁 밤나무
꽃향기로 온 마을을 덮는다
봉창 달빛 아래
홀로 치마끈 풀던 밤이면
살짝 문고리 풀어놓던
청상 과부 한숨이
밤꽃 향기에 섞여 있겠지

살다 보면 눈웃음치는
남정네는 많아도
못난 서방처럼
밤꽃 냄새 풍기는
사내는 없었겠지

언덕아래 파란 대문 집
홀아비 잠 못 이루는 것은
소쩍새 때문은 아니겠지
밤꽃 향기 때문도 아니겠지

가을에는 과수댁 밤나무에
쌍 밤이 주렁 주렁 열렸으면 좋겠네


하이고메! 디지게 바쁜 하루하루를 지내다 봉께 쓰고자픈 말이 겁나붕게 당체 뭔말을 써야 할랑가 망설여진당께요. 해설함서 강천사 선녀계곡에서 사랑가 부른 이야그를 써 볼까나, 어저께 광주에서 오신 문화유산 답사팀과의 포리똥 땀서 하수오 술에 옻국물 먹음시롱 수다를 떨었던 이야그를 써 볼까나, 구림 아짐씨들과 오랜만에 산행험서 회포 푼 이야그를 헐까. 울 어메들과 수요일마다 허는 그림책 읽고 동시 읊으며 한글 공부 허는 이야그를 써볼까.
난중에 쓰고 시방 농사꾼이 본업잉게 블루베리 밭을 두더지와 풀들에 내줘 버렸단 이야그는 챙피헝게 하덜 말고 마늘 캐서 장아찌 담그는 이야그, 아님 2마지기를 훌쩍 넘는 삘건 황토밭에 고구마 심근 이야그를 쓸까? 머리를 쥐어뜯는 척만 허다가 기냥 실마리 풀어지드끼 술술 풀라요 잉!
해설하게 되믄 일단 그 시절에 맞는 꽃이나 나무에 대한 이야그로 말문을 열어야 좋은디 요새는 마침 요놈의 밤꽃 향기가 엄청 퍼지는거여라. 앗따! 요 바람결에 화악 풍겨오는 냄새 땜시 옛날 어메들 밤잠 못자고 허벅지 바늘로 쑤셔가며 꼴딱 밤 세웠다구 허등만요. 썩을 놈의 밤꽃향기에 취해부러서요. 진짜 긍가 겁나게 한번 맡아보씨요.
에잉! 모르셨다고. 한바탕 웃고 시작헙니다.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부터 밤꽃이 잘 피면 풍년이 온다고 혔다네요. 풍년이라고 써 놓고 봉께 지 억장이 또 무너지네요. 홀아비 농사에 씨앗각시 품값도 못한다는 속담 아시제라. 긍께 아낙네들이 아기 길르디끼 정성들여 씨앗을 뿌려야 그 씨앗이 잘 난다고헝게 홀애비들은 그 씨앗각시라고 불리던 아낙네를 사야제 워쪄겄어라 잉! 근디 암케라도 홀아비 농사는 씨앗각시 품값도 못 건질 만큼 수확량이 적을게 뻔허제라. 워메! 시방 조선 팔도에서 매실값도 똥금, 복분자 값도 똥금, 블루베리 값도 시원찮고 양파 마늘은 제주도에선 거저 가져가라고 헌다네요. 워메 뭔 세상이 이럽디여. 미쳐불겄당께요. 그나마 올해는 날씨까정 농사꾼들과 웬순가 과일들이 똑같이 익어붕게 더 야단법석이걸랑요. 품은 구하기가 힘들어서 쎄빠지게 농사지어 죽 쓰고 있당께요.
혹여 이글을 읽으시는 형님, 아주버님, 오빠, 동상 분들께서는 블루베리 생과 드셔서 심봉사 눈 뜨드끼 신문도 잘 쳐다보시고 복분자에 요구르트 넣고 많이 갈아드셔서 요강 뒤엎어지게 허시씨요. 오디도 갈아묵으믄 참말로 오지게 맛있으요잉. 지발 좋은 일 헌다고 외식 한번 안하면 생과 사서 여름 내낸 몸에 좋은 주스 먹는당께요. 아즘찮고 또 아즘찮은 일이 된당께요.
울 친정어메는 맨날 허리 아프담서도 모정밭에 가서 죽치고 며칠 몇날 동안 참깨밭 매셨는디 돌아서면 잡초들이 웃어분당께요. 요까짓것 내가 금시 이겨분다고. 봄비는 ‘일’ 비고, 여름 비는 ‘잠’ 비고, 가을비는 ‘떡’ 비고, 겨울 비는 ‘술’ 비라는디 비도 안오제만 농사꾼들은 잡초 매느라 정신없어라. 
신문에서 봉께 고려대 교수가 17년간을 전국을 돌며 4439종 씨앗을 모아 종자은행을 세움시롱 말하길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겁니다. 사람도 같습니다. 제가 꼭 필요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보다 귀하고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를 뻗고 뭉개면 잡초가 된답니다.”
사람 중에 꼭 잡초 같은 인간 말종들이 있걸랑요. 요새 총리후보자니 장관 후보자니 허는 사람들인디 눈뜨고는 못 봐주겄어라. 95년전 이완용과 똑 같은 말을 해부는디 억장이 무너지요. 현 일본의 아베 총리의 할아버지가 조선의 마지막 총독이었는디 이 호랭이가 물어갈 인간이 조선을 떠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네요.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 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시상에나 ‘떡잎 전에 따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로 벤다’라는 옛 속담이 이치에 딱 맞는 말이여라. 어제 오은미 도의원은 마지막 폐회 안건으로 친일 매국노들에 대한 임명 철회 및 김기춘 비서실장의 해임을 촉구했다는디 워쩔랑가요. 이녁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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