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에서 ‘기자’ 되기
상태바
‘기레기’에서 ‘기자’ 되기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4.08.29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들은 ‘기레기’라는 자기 조롱과 패배주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언론사 안팎에서 가해지는 압력과 과열경쟁, 취재인력 부족 등 객관적 조건에 문제의 원인을 돌리기 전에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먼저 반성해야 한다. 진실을 파헤치는 기사를 쓰지 못한 것이 정말 압력 때문인지, 아니면 겁이 나거나 취재가 어려워, 지레 포기한 것인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또는 압력보다는 스스로 빠져 있는 정치적 편향성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조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이것이 자신을 추스르는 에너지로 바뀌면 큰 변화로 이어질 수가 있다.”
최근 성한표 언론인ㆍ전 한겨레 논설주간이 한겨레신문을 통해 게재한 논설의 한 구절이다.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없어 보인다.
‘기레기’는 ‘기자+쓰레기’의 줄임말이다. 쓰레기 기자라는 의미로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번진 용어다. 기사답지 않은 기사를 쓰는 기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쓰는 기자, 이해관계를 위해 기사를 쓰는 기자 등등 기자로서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한 기자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단어다.
얼마 전까지 기자는 이권개입 하는 기자, 기사를 담보로 돈을 챙기는 기자 등이 ‘기레기’라고 생각하며 ‘나는 기레기가 아니다’라는 자부심 같은 자만심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위 글을 접한 후 ‘나도 기레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자도 분명 위 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취재인력 부족 등의 객관적 조건에 문제의 원인을 돌리며 ‘진실을 파헤치는 기사’를 일부 외면해왔다.
지난 27일 전주문화방송(MBC) 뉴스에서 보도된 조합장과 군수 측근 관련 기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내용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접근이 까다롭다’, ‘진실 확인이 어렵다’고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며 외면해 온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열린순창>을 믿고 구독해주는 독자에 대한 배신이며 스스로를 ‘기레기’로 전락시키는 행위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변화하는 것이다.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만 못하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당장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며 ‘기레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버지가 잘못된 일을 한다면 내 손으로 가장 먼저 기사를 쓰겠다.’ 기자를 처음 시작할 때 다짐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그 다짐도 잊은 채 주변사람과의 관계에 얽매여 꼭 필요한 기사를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그렇게나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도덕 기준의 상대적 잣대’를 내가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나는 ‘기레기’였고 현재도 ‘기레기’지만 이제 서서히 ‘기자’가 돼보려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