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해결된 한가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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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해결된 한가위 ‘기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09.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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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지지하는 연대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세월호 대참사는 이권과 탐욕이 인간과 생명을 처참하게 짓밟아온 신자유주의 대한민국의 야만적 폐단을 압축하고 있다”며 “참사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은 유가족만의 일이 아니다. 대참사 이후 140여 일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무런 성찰이 없다. 청와대의 불통에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대자보 붙이기, 농성장 지키기 같은 행동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어가자고 있다. 고교생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과후 농성장’을 꾸리고 “매일매일 학교 일과에, 시험에, 경쟁에 매여 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에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성직자와 시민들은 기도회를 열고, 작은 추모집회를 이어가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광화문광장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은 수사권ㆍ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공동체’로 발전해가고 있다. ‘유민 아빠’가 단식했던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은 ‘국민 단식장’이 되었다. 대학로에서, 신촌에서 광화문광장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성지’처럼 방문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도심 보도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와 시민이 단절될 때 그 간격을 메우고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대한민국 정치는 보이지 않고,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던 대통령은 유족들이 찾아간 바로 그날 민생 행보를 이유로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떠났다. 대통령은 영화를 보고 뮤지컬을 감상하는 모습을 보란 듯이 공개하며 ‘내 관심은 세월호가 아니라’는 ‘무언의 시위’라도 벌이는 것처럼 거침없다.
청와대 눈치를 보며 야당 뒤편에 숨어 있던 새누리당은 뒤늦게 세월호 가족과 만났으나 진전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 더불어 세월호 특별법 여야 대치가 전적으로 유족 책임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롱하고 손가락질하며 마구 돌팔매질을 해대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거래가 뜸한 것도, 경기가 부진 한 것 모두 세월호 탓이고 유족이 양보를 하지 않아서라고 몰아붙이며 야유한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슬픔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근심을 간직한 단원고 부모들에겐 살릴 수도 있었던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더해진다. 누구보다 아픔이 크고 위로가 절실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향한 이유 없는 멸시와 냉소를 중단해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건네지 못할지라도 상처를 헤집고 소금을 뿌려대는 일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참사의 진상을 가리기 위한 꾀를, 수작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 정권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에서 지워버리려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지켜야 할 일들을 한마음으로 모두 지키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국민을 열 번 스무 번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같은 아픔, 같은 마음을 가진 국민들은 또 속지도 속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낼 모레 민족의 대 명철인 한가위 차례상 앞에 앉아서, 조상님의 묘지 앞에 줄서서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 만에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는 도올의 외침과 ‘원망조차 잊어버린 순결한 여린 혼령’들을 떠올리며 이 정권의 무능과 우매함을 규탄하고 행동에 나서야 정신을 차릴 터인가.
특별법과 진상규명은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누구의 잘못에 의해 죽었으면 왜 그렇게 됐는지 밝혀내는 것”이다. 이는 “좌나 우의 문제도 아니고 보수나 진보의 문제도 아니고 사람의 문제”다. 세월호 가족들을 위한 마음과 이 험한 세상에 살아남은 우리들을 위한 마음이 공존해 있다. 그래서 항상 우리들 없는 사람들은 늘 그렇게 앞뒤 재지 않고 그냥 뭉쳐 요구한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한 세월호 해결은 요원하다. 박대통령의 유족의 뜻을 최대한 수용해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조금의 진심이라도 담겨 있었다면 당장에라도 유족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 박대통령은 돈과 시장 중심이 아닌 사람과 공동체 중심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가난하고 슬픈 사람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 국민들은 ‘세월호’가 해결된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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