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전남 ‘100원 택시’ 시동…설레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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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남 ‘100원 택시’ 시동…설레는 주민들
  • 배명재 기자
  • 승인 2014.09.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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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군 의원을 직접 선출한 지 24년 됐다. 군수를 군민들이 직접 뽑은 지도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군민들의 군정과 의정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아 보인다. 자치단체(군청)는 아직까지 권위적 행정의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민간 참여를 제한하고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의회도 본연의 임무인 행정 견제 및 감시보다는 협력과 상생을 앞세운다. 지역 주민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직접적인 이익에는 거품을 물지만 공공사안에 대해서는 눈치를 먼저 본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지역주민의 정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자기 지역의 발전과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해 앞 다퉈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은 우리 지역의 본보기가 될 수도 타산지석이 될 수도 있다. <열린순창>은 매주 다른 자치단체의 정책 등을 소개해 군민들의 자치 참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화순ㆍ보성군 30개 오지 마을 10월부터 시범운행
이용횟수 등 조례 제정… 2018년 316곳으로 확대

 

▲행복택시에서 내리는 무안군 주민들.

27일 오후 1시 전남 무안군 무안읍 연현동 마을 입구에 ‘부름 택시’ 1대가 멈춰섰다. 기사가 문을 열고 나와 거동이 불편한 최향금씨(76) 등 마을 주민 3명을 태우고 7㎞ 떨어진 무안읍으로 달렸다. 최씨 등은 사흘에 한 번씩 무안읍내 병원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 택시요금이 8000원 이상 나오는 거리를 1200원만 내고 갈 수 있는 ‘행복택시’가 있기 때문이다.
‘행복택시’는 무안군이 지난 3월 도입했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 마을 주민들이 읍·면 소재지를 오갈 때 드는 택시요금을 지원하는 교통복지제도다. 1200원을 뺀 나머지 택시요금은 무안군 예산으로 부담한다. 최씨 등 탑승자 3명은 이날 읍내에 나갈 때 400원씩, 집으로 돌아올 때 400원씩을 모아 택시요금을 냈다.
최씨는 “예전 같으면 버스조차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어서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지금은 왕복 택시요금 800원으로 병원 치료도 받고, 목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가임마을 주민들이 27일 오후 행복택시를 타고 면사무소에 내리고 있다. 요금이 1만5000원 나왔으나 실제 낸 돈은 1200원이다.
무안군의 ‘행복택시’는 ‘100원 택시’로 확산되고 있다.
화순군과 보성군이 10월부터 단돈 100원으로 탈 수 있는 ‘100원 택시’를 운행한다. ‘100원 택시’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공약사업이다. ‘6·4 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 공약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2개 시·군 중 16곳이 당장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만큼 호응도가 높다.
전남도는 이들 2개 군 지역 30개 마을을 대상으로 ‘100원 택시’를 시범운행한 후, 내년부터 2018년까지 교통 오지 마을 316곳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화순군과 보성군은 ‘100원 택시’ 운행을 위해 조례 제정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100원 택시’는 2가지 요금 형태로 운영된다. 이용자 거주지가 속하는 읍ㆍ면 안에서 오갈 경우 100원, 읍·면 경계를 넘어 갈 때는 ‘행복택시’처럼 1200원을 내도록 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100원’ ‘1200원’을 내고 무한정 멀리 가거나, 시도 때도 없이 불러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마을별 이용횟수, 요금한도, 거리 제한 등을 조례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원 택시’ 부담금은 기초단체별로 매년 8000만~1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기초단체가 70%, 전남도가 30%를 각각 부담키로 했다.
보성군 주민 천정남씨(87·웅치 계은)는 “거동이 불편한 산골 노인들한테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제야 사람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무안 배명재 기자(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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