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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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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군수 임각수의 실험 ‘지역서 장례를’ 유언장 운동

 

▲임각수 군수가 ‘장례식을 괴산에서 치러달라’는 유언장을 들고 있다.

“꼭 고향의 장례식장에서 상(喪)을 치러다오.” 한 군수가 지난 8월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내용의 유언장을 썼다. 그러더니 주민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유언장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쓰면 100만원”이란 당근도 내걸었다. 임각수(67·무소속) 충북 괴산군수 얘기다. 이뿐 아니다. 임 군수는 지역 예식장을 이용하는 신혼부부에게 200만원을 주는 조례를 지난 11일 입법예고했다. 그는 “결혼식 하객들이 온 김에 관광도 하고, 차량에 기름을 넣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지역 결혼식장·장례식장 수입도 늘리고, 부수입도 챙기기 위해 만든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괜히 임각수 군수를 ‘괴짜 군수’라 부르는 게 아니었다. 온갖 독특한 발상을 실행에 옮겼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군수에 당선된 뒤부터 그랬고, 지난 6·4 지방 선거에서 3선한 뒤에도 마찬가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엔 산골 괴산에 염전을 만들었다. 김장용 절임배추로 한 해 320억원 소득을 올리는 괴산군은 해마다 11월이면 430곳 작업장에서 쓰고 남은 소금물 800t의 처리가 골칫덩이였다.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육지 염전’이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염전을 만들어 소금물에서 다시 소금을 뽑아냈다. 재생산한 소금은 테니스장이나 게이트볼장 같은 스포츠 시설 흙바닥에 수분을 흡수하는 용도로 뿌리는 데 쓴다. 뿐만 아니라 ‘육지 염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돈을 벌고 있다.
2011년 문을 연 장교양성 시설 ‘학생군사학교’와 특전사 낙하훈련장 등을 유치해서도 재미를 봤다. 상주 군인들과 면회객 등 연간 60여만 명이 괴산에 다녀가게 됐다. 효자가 된 군사시설을 유치할 때 임 군수는 부지 인근 이름없는 봉우리에 ‘장군봉’이란 이름을 붙이고 “괴산군에 훈련장을 만들면 장군이 많이 날 것”이라고 설파했다.
괴산군 칠성면이 고향인 임 군수는 괴산고를 졸업하고 국민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에 7번 낙방한 뒤 7급 공무원이 돼 강원도의 통계사무소 직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7급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2등 밖에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 뒤 늘 판에 박힌 일을 바꾸려 노력했던 게 남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괴산=최종권 기자(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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