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밝히면 속이 후련하다
상태바
사실을 밝히면 속이 후련하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10.24 2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중앙 정치권이 방향을 잃고 휘청거린다. 세월호 특별법을 미루더니, 개헌논의를 해서는 안 되고, 국민의 소통까지 들춰보겠다고 한다. 세상천지가 비틀거린다. 배가 산으로 갈 지경이다. 산으로 갈 것인지 바다로 갈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다. 잡목과 잡풀로 뒤엉킨 산으로 가는 길도, 안개 자욱하고 파도 거친 바다로 가는 길도 바람이 드세 쉽게 정할 수 없어 보인다.

잘 갈수 있을까. 잘 가야 될 텐데. 지역 정치권도 만만치 않다. 선거법을 위반한 지방의원들의 재판 준비에 의정활동이 무뎌진다. 군정 최고 책임자도 경찰 수사에 ‘결백’만 되뇔 수 없어 보인다. 차례로 소환을 당하고 있고, 대질 등을 통해 진실을 밝힐 때가 된 것 같다. 얽히고설킨 주변 상황을 정리해서 근거 없는 모함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잘못이 있다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지역 정가의 모습에서 잿더미 가득한 폐허를 떠올린다. 이긴 자도 진자도 주민의 마음에 흡족하지 못해 생기는 상처다. 승리의 환희나 패배의 충격보다 유권자로서 느끼는 쓰라림이 더욱 깊다. 앞선 자, 뒷선 자 모두 마음에 흡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잘할 거라 믿었더니 실망이 크고, 성실했던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니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다.

지역 정서와 낮은 민도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와 발전을 위해 새로운 선택이 필요해 보이는데 새사람이 많지 않고, 새사람이 발붙일 곳도 쉬 보이지 않는다. 폭정에 빗발치던 비난이 무뎌지고 독정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다. 기둥과 들보는 바꾸지 않고 대충대충 서까래만 갈아 끼운 선택에 후회가 막급하다. 깊고 넓고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한 상황인데 기수가 보이지 않는다.

“청렴과 정직은 말뿐이고 실제로는 연고와 복종이 기준이다”며 “지역 현안을 바라보는 진단 자체가 작위적이고 엉터리”라는 비판이 낯설지 않은 건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선이나 정책의 문제도 아니요 과도한 사회정치적 문제와도 관련 없는 민생문제라서 더욱 실망이 크다.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쯧쯧 혀를 차는 사람도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의 현상이다.

어렵게 입을 여는 주민들이 겨냥하는 핵심은 한마디로 ‘기대 밖이다’는 비판이다. 소통은 형식적이고 현안에 대한 고민은 작위적이다. 소수가 하나에서 열까지를 간섭하고 결정한다. 소위 측근이라 불리는 부류들은 때론 권력자로 때로는 돌격대로 그들만의 복무에 충실하다. 그러다 보니 일꾼들은 눈치만 볼뿐 소신을 버린 지 오래고 행여 줄에서 벗어날까 두려워한다.

‘잘한다. 못한다. 심하다. 할만하다.’ 수많은 논쟁이 일지만 결론이 없다. ‘실용 대 개혁’,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는 것도 아니고 ‘사실과 허위’, ‘특혜와 균형’에 대한 판단까지를 거짓으로 포장하면 우리 지역에는 희망은 없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날 리 없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 했다. 무조건 모함이라고 피하고, 공격하기보다는 사실을 밝히면 속이 후련해진다.

한 정치인은 “정치의 본질을 어젠다(모여서 서로 의논할 사항이나 주제)”라며 “정치인은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고 끊임없이 던져서 국민에게 생각이라도 해봐 달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헌데 우리 지역 정치인은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며 논쟁 주제를 들어내기보다는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 그래서 상당수 주민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정치인은 서운하다.

“진실을 파헤치는 기사를 쓰지 못한 것이 정말 압력 때문인지, 아니면 겁이 나거나 취재가 어려워 지레 포기한 것인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또는 압력보다는 스스로 빠져 있는 정치적 편향성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조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이것이 자신을 추스르는 에너지로 바뀌면 큰 변화로 이어질 수가 있다.” 요즘 나의 경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