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치졸한 순창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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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치졸한 순창군정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12.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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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청(郡廳) 공무원이 ‘세월호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다툼을 걸어 <열린순창> 기자를 고소하더니 군청 산하 부서와 읍ㆍ면사무소에 <열린순창> 구독 중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일부 부서와 읍ㆍ면사무소에서 <열린순창>에 구독거절 전화가 왔다. <열린순창>은 지난주 본청 발송을 중단했고 이번 호부터는 본청 밖 소ㆍ원과 읍ㆍ면사무소에도 발송을 중단했다. 다만 주민들이 수시로 찾는 보건지소, 농업인상담소 등에는 독자들을 위해 계속 발송할 계획이다.
지난주 황숙주 군수와 ‘세월호 군민행동’ 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황 군수는 ‘세월호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고, <열린순창> 고소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군정(郡政) 수반이 모르는 일이 있다니 믿기 쉽지 않다. 알아야 할 일을 모른다면 무능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겠고, 알고도 모른다고 했다면 당당하지 못하다.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내치기보다는 톺아보는 선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날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군청 직원들이 ‘청사방호계획’이라며 출입문 전체를 걸어 잠그고 출입을 봉쇄하자 “우리는 군민이 아니냐”, “우리를 폭도 취급한다”며 항의하다 지쳤는지 “너무 부끄러워 순창군, 정말 부끄러워…”, “허허허 미치겠다…”고 자조하며 군청의 과잉 조치에 실망감을 비쳤다. 당시 현장에 울려 퍼졌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랫말이 무색하게 주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전한다.
이날 군청의 대응이 무리하고 ‘세월호 참사’ 정서와도 어긋난다고 느낀 <열린순창> 기자는 ‘자신의 가치 판단’을 마음속에만 가두지 못하고 '옳은 편'에 섰다. 이에 ‘공무원들의 사기 앙양’을 자임하는 부군수는 <열린순창> 기자를 고소하게 했다. 또, 이런 순창군청의 대응에 ‘기자의 자격ㆍ역할ㆍ본분’을 들며 <열린순창> 기자의 “개념 없는 행동, 직업적인 판단 미숙”을 호되게 나무라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순창군정은 공무원이 “유가족을 비롯한 집회 참석자들을 폭도로 취급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식하고 매정한 집단”으로 비쳐지는 것은 매우 우려하면서 “약자와 소수에 대한 배려, 유족들의 내면의 상처에 대한 관심, 잊힐까 두렵다는 호소”는 애써 모르쇠하며 ‘옳은 편’의 용기를 공격한다. 자기의 명예와 사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약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하면 도에 지나치다며 겁박한다.
그들은 <열린순창> 기자가 “20살 넘는 아버지 벌(?) 되는 공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했다”고 의도적으로 부풀린 소문을 퍼뜨리며 <열린순창> 기자의 군청 출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참 대단한 결정이며 단호한 조치다. 그러나 30명도 안 되는 ‘세월호 군민행동’의 어떤 행위가 위험하다고 예상해서 경찰을 동원하고 출입문을 봉쇄했는지 묻는 주민과 기자를 먼저 무시한 공무원의 잘못은 없는지 들춰보아야 한다.
황숙주 군수의 ‘측근’ 군정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 2011년 재선거를 도왔던 연설원은 지난 6월 선거에서는 다른 후보 편에 서서 ‘순창농협장 골프채ㆍ임플란트 비용 제공’ 등을 ‘폭로’해 군민들을 경악시켰다. 또 이런 저런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마다 황 군수의 소위 ‘측근’들의 소환이 끊이지 않는 모습은 황당했다. 이제는 군청 내부 ‘측근’에 둘러싸여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입을 닫은 ‘불통 군정’으로 한 기자의 잘못을 부풀리며 <열린순창>과 <열린순창> 기자의 잘못은 응징의 대상이지만, 순창 군정과 공무원의 잘못은 물을 수 없다는 듯 강압한다. 하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보아야 안다.
“군수든 공무원이든 세월호와 관련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일에 앞장서지 못할 거라면 적어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보려고 자기를 희생하는 유가족과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방해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열린순창> 조재웅 기자의 바람이다.
“어설픈 ‘정의의 사도’나 ‘사회적 판관’ 놀음은 그만 두라. 언론은 정론직필 해야 한다 실체적인 진실을 전달하고 정론을 펴지 못하고 왜곡하면 언론인으로써 자격상실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열린순창>에 대한 비난 섞인 충고다. ‘기레기’(기자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언론인이 명심해야 할 경구로 실천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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