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군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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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수, 감사합니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4.12.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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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두 분 계장이 기자를 ‘모욕죄’로 고소한지 20일 가량이 지났다.
피고소인 신분으로 피의자 조사를 한 차례 받았고, 그 후 맞고소를 했기에 지난 주에는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사건이라 하기도 우습지만 ‘사건당일’ 기자는 황 군수의 ‘세월호 막말’과 관련된 집회를 취재하기위해 녹음기를 가동하고 있었다. 군청 안으로 들어갈 때도 그 녹음기가 계속 작동되고 있었기에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녹음내용에 대해 녹취록 작성 의뢰를 한 상태고 완료되면 증거자료로 제출할 예정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갔을 당시 담당 경찰은 기자에게 고소인인 군청 두 분 계장이 조사받은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했다. 그 내용 가운데 기자의 아버지보다 10년 가량 후배인데도 기자의 ‘아버지 뻘’이라고 소문난 계장이 기자가 자신에게 “씨X놈아, 청사방호계획 갖고 와”라고 했다고 진술했다며 수사관이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었다. 실제로 그랬는지 아닌지는 공증한 녹취록이 완성되면 공개하려고 한다. 이제 좋던 싫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누가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서로 원망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재웅아, 삼촌이야”라며 위하는 듯, 조언하듯 말한 모 지방일간지 기자가 있다. 나중에서야 그게 인터뷰였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이 소속된 지방일간지에 기사를 게재하려 당사자인 기자와 인터뷰했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 그런 전화를 한 것 같다. 사실 화도 나지 않는다.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있듯 기자마다 취재방식이 있을 것이다. 그게 그 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기자는 나를 ‘무개념 기자’, ‘어설픈 정의의 사도’로 표현했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표현을 보면 기자가 어설프긴 해도 정의로워 보이긴 했나보다. 다만 거슬리는 것은 언론에 대해, 기자란 무엇인지에 대해 논한 것이다. 마치 자신이 정론직필하는 기자인양, 언론인인양 포장하는 듯한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누가 더 정론직필에 가까운지 알만 한 사람은 알 것이다. 경력이 많은 것은 인정해야 하지만, 경력=정론직필은 아니기에 충고는 사양하겠다.
지난 9일 밤, 한 지방일간지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기자는 “군이 지금 너를 고소하는 행동들이 어찌 보면 군에 비판적이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것을 다른 기자들에게도 보여주는 것 같다”며 “그런데도 너를 못 도와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 외 여러 분들로 부터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 “기가 꺾이지 않을까, 풀이 죽진 않을까”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 분들이 기자를 여전히 <열린순창>기자로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괜찮다. 기가 꺾이지도 풀이 죽지도 않았다. 오히려 의욕이 생긴다. 게을러서 미뤘던 취재도 하게 된다. 기자가 기자로서 행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사를 쓸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은 스스로에게 떳떳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부군수를 필두로 한 군청의 대응이 기자를 ‘기레기’에서 진짜 ‘기자’로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자를 포함한 <열린순창>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군과 그 주변 세력의 어떤 부당한 압박에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취재금지를 운운하며 협박에 가까운 문서를 보낸 부군수에게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을 일깨워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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