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입맛에 맞는 언론, 언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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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입맛에 맞는 언론, 언론 아니다
  • 남융희 기자
  • 승인 2014.12.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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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혁명 120주년인 갑오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돌이켜보면 새해 첫 날, 금산에 올라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풍경과 소원지를 읽고 떡국을 나누는 모습을 취재하기에 나름 바빴었다. 한 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가져보려 애써 보지만 세월호의 비극을 떠올리면 선 뜻 다잡아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잘하고 있다’라고 다독이며 ‘하고자 하는 대로 하라’고 격려해주고 싶으나, 내게 주어진 현실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세월호 참사’가 가져다 준 교훈은 ‘강해져야 한다’, ‘올 곧아야 한다’,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라는 다짐이다. 그러나 ‘세월호’가 전국에 미친 영향은 차치하고도 ‘세월호’와 관련된 우리 지역의 사건ㆍ사고와 순창군청과 <열린순창>간의 다툼도 녹록치 않다.
군청 공무원은 말한다. <열린순창>은 군청과 대립하려고만 한다고. “왜 군청(행정)에 각을 세우느냐. 좋은 글(기사)도 안 써 주는데 협조하겠느냐. 맘대로 써라. 앞으로 자료요청 하지마라.” 등등 막말(?)을 쏟아낸다. 도대체 무엇이 행정과 각을 세우는 것이고, 대립하려고 하는 것인가. 좋은 글(기사)은 또 어떤 것이고 어떤 요건을 갖춰야 되는가. 나는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공무원도 나처럼 <열린순창>의 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참 심각하다.
나는 묻고 권한다, 그 공무원에게. <열린순창>이 보도한 내용 어느 곳 어느 것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느냐고. 언론이 행정(권력)과 각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군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나름 동분서주하는 기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라고. 그리고 군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의 압력에 대해서는 언론인으로써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단호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고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주민의 삶과 밀접한 행정 권력의 잘못을 지적하며, 개선하라는 지역 공동체의 담론을 실으면 행정과 각을 세우는 것이고 대립하는 것인가. 행정의 입맛에 맞는 언론만 남기고, 행정에 순응하는 언론으로 가득한 공동체를 참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는가. 없다.
올해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鹿)을 가리켜 말(馬)이라 한다”는 뜻이다. 그 공무원의 순창지역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과 사고가 ‘지록위마’가 아니길 희망한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거나 권력을 이용해 잘못된 것을 끝까지 우긴다”는 뜻으로도 쓰이는 ‘지록위마’가 지금의 순창군정의 모습과 흡사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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