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15) 비판과 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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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15) 비판과 포용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4.12.2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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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능히 해를 가린다.”<전습록>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애착, 미움, 욕망이라는 감정의 7정은 진리와 도덕 정의와 진실을 가리는 구름이다. 이는 늘 나를 편견에 가두며 편견에 갇혀 사리를 바르게 못 보면 남이 비판한다. 남으로부터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남이 할 비판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성이다. 냉정한 이성은 자신속의 남이며 진정한 자기이다. 감정에 물들지 않는 마음을 평담한 마음이라 하며, 감정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을 평정한 마음이라 한다. 늘 평담한 마음, 평정한 마음, 저울추가 영점을 가리키듯 치우치지 않는 마음을 이성이라 한다.

듣기에 달콤한 말은 나를 편견이라는 좁은 틀 속으로 몰아넣고 듣기 거북한 쓴 말은 나를 가두는 벽을 걷어낸다. 몸이 쓴 것을 거부하고 단 것을 편식하게 되면 몸은 당뇨에 의해 무너지며 마음이 비판을 거부하고 달콤한 감정과 욕망을 따르면 편견의 구름에 의해 정신의 태양은 빛을 잃고 마음은 불의에 갇히기 쉽고 이로 인해 덕을 잃어 자신을 망치고 만다. 참된 나, 진리에 가까운 나, 더 낳은 나를 실현해 내기 위해서는 비판을 수용해야한다. 비판을 수용하면 편견이 사라지고 편견이 사라지면 공정한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마음이 공정해지면 도리에 근접해지고 도리는 인심을 모은다.

눈먼 감정의 자기사랑은 눈앞의 편한 삶을 위해 비판을 거부하지만 눈이 밝은 이성의 자기사랑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임으로서 악령이 내 인생에 끼어드는 것을 차단한다. 악령은 거짓을 집으로 하고 이욕을 먹이로 하며 사치와 명예를 의복으로 삼의며 이기심을 미끼로 인간을 불행으로 인도한다. 의미 있는 인생으로 안전하게 종점까지 가려면 인생의 지도(로드맵)가 있어야 하며 인생의 지도는 변덕스러운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냉철한 이성에 있다. 비판은 균형 잡힌 인생의 길을 찾아가는 이정표다. 비판을 편견에서 벗어나 균형을 잡으라는 신의 요구로 생각한다면 진정한 나인 큰 나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포용이 공정함을 만든다.”<노자> 사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정과 욕망의 이기심이며 이기심은 악령의 지혜를 끌어들여 논리를 만들고 사욕을 공리로 합리화하면서 도리를 훼손한다. 비판은 사악한 감정을 고발한다. 비판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어두운 편견에 갇혀 있기를 고집하는 것이다. 정의를 존중하는 사람은 정의 앞에서 겸허하고 정의를 위해 비판을 받아들인다. 포용은 정의를 수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비판은 반성을 만들며 반성은 인생에 대한 성찰을 만든다. 성찰이 없는 인생은 내용이 부실한 편협한 인생이다. 이기심은 자아비판을 거부하고 비판 없는 자아는 자기 성찰을 거부한다.  

“간교한 사람은 세력에 붙어 자신의 지위를 끌어올리고 정직한 지식인은 불의에 저항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떨어뜨린다.”<왕우칭> 영혼이 천박한 사람은 달콤한 아첨을 좋아하고 비판을 거부하기 때문에 간교한 사람은 불의한 이익을 위해 도리를 배반하면서 불의를 키우고 부귀를 누리며, 극소수의 훌륭한 사람은 정의와 진리를 위해 불의에 저항하고 빈천을 벗하면서 도리를 지킨다. 지위와 권세를 얻는다는 것은 불의와 동거한다는 의미이며 진리를 지킨다는 것은 기꺼이 하류를 지향하여 천도를 따른다는 의미이다. 사람이 만든 지위는 경쟁에 의해 만들어지며 경쟁은 술수에 능한 간교한 사람의 지위를 높여주지만, 하늘이 만든 지위는 낮은 곳에 있어 선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차지한다.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않고 선하게 이기는 것이다.” <노자> 천도란 욕심을 비운 진리의 길을 의미하고 다투지 않고 선하게 이기는 것이란 적을 만들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경쟁으로 남을 이기면 적을 얻고 이성의 나로 감정의 나를 이기면 지혜를 얻는다. 이기려는 마음은 비판을 거부하며 비판을 거부하면 편견을 강화하고 편견 된 마음으로는 남을 포용할 수 없고 남을 포용하지 못하면 도를 실현할 수 없다. 이길 승(勝)은 나을 승이기도 하다. 남보다 나은 덕과 능력으로 남의 마음을 기쁘게 하며 이기는 것 이것이 참으로 이기는 것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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