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따로 행동 따로…책임감 없는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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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따로 행동 따로…책임감 없는 공무원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5.01.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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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한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의 대표가 무려 2억4000만원의 보조금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이 기관에서 활동보조인으로 근무하며 기관 대표의 부정에 대해 끊임없이 진정해 온 주민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활동보조인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된 것은 군 담당부서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속으로 밝혀진 내용을 지난해 3월, 군 담당부서에 말했는데도 담당부서는 이를 축소에서 고발했다는 것이다.
의문점은 많다. 군이 이 기관 대표를 경찰에 고발한 후에도 그 대표 명의의 예금계좌에 폐업 때까지 보조금을 계속 지급한 사실. 행정의 이런 업무처리가 법이나 규정에서 가능한 일이라 할지라도 ‘부정수급’ 혐의와 관련해 담당부서가 보조금 지급정지 등 조치는 할 수 없었는지, 그보다 지난해 7월, 군이 이 대표를 ‘보조금 부정수급’ 혐의로 고발한 상태에서도 대표를 유지하고 보조금을 별 탈 없이 지원해 준 배경과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사뭇 궁금하다. 여러 정황을 들춰보면 “군 담당부서의 책임이 크다”는 활동보조인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11월 안전건설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종섭 군의원은 119안전센터에서 주공아파트 방향으로 향하는 파헤쳐진 도로 사진을 보여주며 “도대체 군청 담당공무원들이 사명감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어느 누구하나도 그 지경이 되도록 얘기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도로는 그 동안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많은 제보와 민원이 상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군 안전건설과장의 답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고속도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전체적으로 그걸 완료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일부러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뭐가 “깊이 있게”이고 어떤 일이 “일부러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골프장 앞 도로는 별 이유도 대지 못한 채 수년째 방치하며 수십억원 혈세 낭비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당장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일에 대해서는 ‘행정력의 낭비’라는 표현을 한다.
이 두 경우를 보며 공무원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든다. 공무원은 비리로 처벌을 받거나 법을 어기지 않는 한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된다. 그래서 ‘철밥통’이라고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을 두고 ‘보신주의’나 ‘복지부동’을 넘어 마피아 집단으로 비유한 ‘관피아’라는 용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이 같은 공직사회 분위기는 좁은 지역사회의 심각한 폐해로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행정에 찍히면 불이익 당할까’ 걱정돼 불만도 불편도 심각한 비리에도 눈감는 지역주민의 의식은 바뀌어야 한다. 특히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그릇된 행정을 비호하고 결탁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비리에 눈감고 그릇된 행정을 감싸는 이들이 준동하면 순창의 미래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공무원 모두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나 책임의식 없이 자신의 신분보장만을 위해 공직자의 옷을 입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스스로 옷을 벗어야 한다. 혈세만 축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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