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새도 모를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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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새도 모를 순 없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01.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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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다. 정당하지 않거나, 남이 알면 부끄러운 일을 감쪽같이 행동하거나 처리하여 아무도 그 경위나 행방을 모르게 하고 싶은 유혹은 인간 세상에 다반사이지만 실제로 그리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정의와 청렴과 봉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소위 지도층 인사와 정치인의 생활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할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숨어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은밀함과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하고 흉악한’ 음흉함이 우리주변 곳곳에 깔려있다. 다만 힘 있는 자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감추고 보이지 않게 억압하고 있어, 쉽게 볼 수도 없고 혹 보았더라도 봤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들은 아닌 것도 맞다며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자신의 주장만을 앞세운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도 세도가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하고 싶은 일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진실공방이 치열하고 송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순창군청 인사와 관련한 소문이다. 전북의 한 수사기관은 지난해 사무관 승진과 관련하여 승진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 인사권자와의 관련 유무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11 군수 재선거와 2014 군수선거에 후보자를 바꿔 가며 선거운동을 했던 한 여성 연설원은 인사청탁 금전에 대한 군수 부인과 자신의 주장이 달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왔다. 드라마에서나 봤던 ‘거짓말탐지기’가 주변 세도가의 진실 공방에 동원되는 현실을 보며 ‘쥐도 새도 모르게’ 하고 싶었던 일이 진실이 어디에 있던 들쳐줘 참 부끄럽겠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군내 한 농협장에게 제공한 ‘골프채’가 군내 최고 세도가인 군수 골프채였고 ‘임플란트 비용’도 많은 주민들이 알고 있는 황아무개 회사에서 제공한 것이라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또 어떤 일을 ‘쥐도 새도 모르게’ 감추고 있는 지 궁금하게 여기는 주민도 있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출신 도의원의 ‘엑기스 값’, 김아무개 군의원의 ‘금전제공’ 사건 등도 재판중이다.

<열린순창>이 다소 거칠지만 갖은 억압과 회유에 굴하지 않고 ‘바른 언론이 되자’, ‘지역의 변화를 일구자’는 소박한 다짐과 양심적인 주민들에 대한 믿음으로 주간발행을 지키고 있다. 과거와 달리 눈에 보이는 굴레없는 환경에서 무슨 말이든 말할 수 있는 언론자유를 누리며 ‘정론직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세상은 돌고 돌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갔다. 순창군정의 탄압이 지나치다.

순리가 사라졌다. 염치도 없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지역의 최대 전문직군인 행정요원을 거느린 군정은 <열린순창>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동의할 수 없는 논리로 기자를 고소하고 구독을 중단했다. 온 세상에 뿌리는 자신들의 홍보자료(보도문)도 주지 않는다. 행정의 세도는 약자를 탄압하는 도구가 되었고 행정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지역 세력가들은 모두 순창군정 편인 것 처럼 보인다.

<열린순창>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감추고 싶은 것은 가난이다. 앎이 부족한 가난,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가난, 더 많은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는 가난,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는 가난이다. <열린순창>의 가난은 이 나라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게걸스럽게 요구하는 ‘풍요’ 기준에 미치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정론 보도보다 정책 순응을 바라는 정부가 영원한 것은 아니다.

<열린순창>을 열독하는 주민들은 <열린순창>의 분발을 촉구한다. 5년 밖에 안된 창간정신을 곱씹어 볼 일이다. 탄압과 회유, 가난과 피로의 더께를 못 이겨 그나마 유지해온 필봉이 무뎌질까 걱정한다. 기계적 중립, 보수언론 닮기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역 주민이 <열린순창>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신뢰도와 기대치가 높다는 점은 축복이다. <열린순창>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감추고 싶은 일까지 밝혔으니 용기 잃지 않고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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