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쌍조/ 하나로 둘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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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쌍조/ 하나로 둘을 잡다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2.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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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한 일 箭 화살 전 雙 쌍 쌍 雕 수리 조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98

황사! 베이징 시절, 밤새 큰 바람이 분 뒤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와 보면, 이중창문인데도 그 밑에 흙먼지가 밟히는 것을 느낄 정도였고, 밖에 있던 자동차의 색깔이 황토색으로 변해있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 황사가 중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동해를 건너 일본에까지, 태평양을 건너….
필자는 베이징 시절 1997년 2월 황사를 막는 방법으로 ‘식목행사’를 제안하였다. 마침 윗선에서 이를 받아들여 베이징 거주 주재관과 기업인, 유학생 등 200여명이 창청(長城)에서 나무를 심었다. 중국 언론은 외국인이 나무를 심어주는 것에 대해 호평을 하면서 ‘일전쌍조(일전쌍조)’라는 표제를 달아 주었다. 사막화를 막고, 황사를 줄이며, 호흡기 질환을 막고, 중한우호를 증진하고 등등…. 마침내 이듬해에는 베이징시에서 150여명이 나오고, 본국에서는 당시 유한양행 사장인 문국현 씨가 주도한 <미래숲재단>이 후원하여 미윈후(密雲湖)에서 총 3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한중우호조림행사>를 벌이고 그곳에 커다란 기념비도 세웠다.
이것이 씨가 되어 당시 대사는 은퇴 후에도 <미래숲재단>을 이끌며 네이멍구(內蒙古) 쿠뿌치(庫布其)사막에서 ‘한중우호녹색장성항목(韓中友好綠色長城項目)’을 지속시키며 한류를 일으키는 데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필자가 두 번째 베이징에 있게 된 2004년, 이 ‘식목행사’ 는 이미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쇼’ 라고 폄하하여 ‘행사’ 자체가 없어져 있었고, <미래숲재단>이 순수하게 민간 활동으로 수행하는 녹색장성사업에 대해 정부차원의 측면지원도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그 이로움이 엄청나다’는 필자의 건의를 그냥 마이동풍(馬耳東風)해 버린 윗선을 나는 지금도 미워한다. 그가 지금도 스스로 늘 애국자인양 말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나는 귀가 간지럽기만 하다.
유엔의 <사막화방지협약>의 일환으로 ‘연봉 단 1불’ 을 받는다는 그 대사님의 ‘무보수봉사활동’에 나도 이제부터 동참하려 한다.    
이연수(李延壽)의《북사ㆍ장손성전(北史ㆍ長孫晟傳)》에 나온다. 상유이조비이쟁식, 성일발이쌍조관언(常有二雕飛而爭食, 晟一發而雙鳥貫焉) : 새 두 마리가 공중에서 먹을 것을 놓고 다투는지라 성이 화살 한 발로 두 마리를 관통시켰다.
남북조(南北朝, 420-581)시절, 북주(北周) 장손성(長孫晟)은 말을 잘 타고 활 쏘는 기술이 뛰어난 장수였다. 어느 해에 장손성이 사신으로 돌궐(突厥, 중국 고대 북방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다. 돌궐왕이 장손성의 소문을 듣고 함께 사냥을 가자고 제안하였다. 사냥을 가던 중 공중에서 두 마리 새가 고기를 서로 가지려고 다투고 있는 것을 본 왕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화살 두 개를 장손성에게 빼어 건네주면서 맞춰 떨어뜨려 보라며 눈짓을 하였다. 화살을 받아 든 장손성! 재빨리 말을 타고 나가 활을 힘껏 당기는 순간, 벽력같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공중에 있던 새 두 마리가 한꺼번에 화살에 맞아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과연 신궁이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훗날 사람들은 이 성어를 어느 한 좋은 조치가 실행되어 두 가지의 좋은 결과를 거두었을 때 비유하여 썼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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