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는 ‘공인’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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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하는 ‘공인’을 보고 싶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5.02.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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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4 지방선거가 끝나고 9개월째인 현재. 선거 관련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전주와 남원 법정을 수차례 다녀왔다. 지난주에는 일주일에 2차례 오가기도 했다. 당분간은 법정을 오가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군수, 군수 측근, 도ㆍ군 의원, 농ㆍ축협 조합장 등이 선거법위반, 뇌물수수, 알선, 횡령 등 각종 혐의로 수사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고 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순창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공인으로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어는 누구하나 군민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공인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에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 잣대를 적용할 수밖에 없고, 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라는 법리에 따라 이들 모두가 범죄자라고 말할 순 없고 억울한 경우도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공인이기에 주민을 향해 ‘공인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것이 죄송하나 결백하니 믿어 달라’고 호소하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백번을 양보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받은 이들은 제외하더라도 형이 확정된 군수(부인 벌금형 관련)나 순창농협장은 군민 앞에 조합원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나와는 관련이 없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며 관련된 소문과 비판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린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사람인지라 자리를 차지하면 고개가 뻣뻣해지는 것인가. 이보다 더 뻔뻔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그럴 만도 하다.
군 상반기 인사와 관련해 불공정 인사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북방송 티브이를 통해 설 연휴 이후부터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던 순창군공무원노조는 “24일, 26일 회의를 통해 준비를 탄탄히 한 후 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탄탄한 준비를 통해 성명서에서 주장한 “소통 없는 불공정 인사”에 강력히 대응하고 바로 잡으면 박수칠 일이지만, 그동안 경험대로 ‘혹시나’하는 기대가 ‘역시나’하는 실망이 될까 우려스럽다.
익명의 한 농협직원은 “농협 직원 몇몇은 줄줄이 조합장 면회 다니기 바쁘다”고 비꼬았다. 순수한 면회는 인지상정이지만 숨은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무슨 생각을 할지도 의문스럽다. 이러니 공직선거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된 상황에서도 ‘옥중선거’ 얘기가 나오나 보다.
상황이 이러니 뻔뻔해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떠받들고 감싸주며, ‘예산 못 받을까’, ‘지원 대상에서 누락될까’, ‘개인적인 관계가 틀어질까’ 눈치 보기 바빠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뻔뻔함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몇 년 전 티브이에서 일본의 한 기업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모두 책임을 지겠다며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사죄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런 모습이 ‘진짜 공인’의 모습이다.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하는 것은 초등학생 때 배운 양심이며 도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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