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19) 독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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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19) 독서에 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5.02.25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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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생각하기 위해 독서하고 나 자신을 개발하여 삶을 창조하기 위해 독서한다. 독서는 인생을 보는 눈을 뜨게 하지만 맹신은 작가의 생각에 나를 가두게 된다. 독서란 나를 읽어 영혼을 구하고 신을 읽어 비움을 구하며 사람을 읽어 선악을 아는 것이고 삶과 죽음을 읽고 길을 찾는 것이며 세상을 읽고 진리를 구하며 사회를 알고 도리를 구하는 것이다. 독서는 사람과 나, 자연과 나의 사귐이며 작가와의 대화이며 토론이다.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 것인가는 전적으로 나의 마음대로이다.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면 희극 작품을 읽으면 되고, 지혜를 얻고 싶으면 비극 작품을 읽고, 진리를 알고 싶다면 책속의 철인을 부르면 되고 영웅을 연인으로 사귀고 싶다면 책 중의 영웅을 택하면 되며, 미인을 애인으로 사귀고 싶다면 소설 속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가정의 행불행에 전혀 악 영향을 주지 않고서 말이다.
 
인류최고의 보배는 성인과 현인들이다. 고전을 독서하게 되면 이들을 친구로서 사귀는 것이다. 작가는 나를 만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정리된 생각으로 나를 대하며 최선의 성의와 예의를 다한다. 독서는 최소 비용으로 최고 최선의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만나는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친구이다. 나 지금 당신이 별로 보고 싶지 않으니 내 앞에서 나가 주라면 아무 런 불평 없이 내 앞에서 사라져 주는 친구는 독서에서 만나는 친구가 아니면 있을 수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물들이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물들여지며, 닮게 하며 닮아가는 존재이다.

축사에 가면 가축의 분뇨냄새가 몸에 배고 허브 하우스에 가면 허브향이 몸에 밴다. 고전을 즐겨 읽게 되면 성현들과 철인들의 정신과 생각이 물들게 되며 품성을 닮게 되고 성현들과 철인들의 글에 친하게 되면 영혼이 성장하며 영혼이 성장하면 인생은 존귀한 의미를 갖게 된다.
독서는 생각을 만들며 생각은 전염한다. 책 중에는 읽지 말아야 할 책들이 읽어야 할 책보다 훨씬 많다. 악서를 읽게 되면 자신이 모르는 사이 악에 물들게 된다. 영혼이 천박한 작가는 진리를 밝히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질 낮은 독자층을 겨냥하여 시류에 편승하며 독자들의 오관을 자극하는 흥미 중심의 글로서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글을 쓰며 공포, 괴기, 탐정소설 등으로 정욕을 자극하여 독자들의 정신을 황폐화함으로서 세상과 사람의 불행을 조장하고 사람사이의 증오와 불화를 심화시키면서 세상의 악을 만든다.

독서는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밝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이해관계는 인심을 읽는 열쇠이며 과거의 역사를 읽게 되면 오늘을 보는 눈을 갖게 한다. 여행에는 육안으로 하는 여행이 있고 심안으로 하는 여행이 있다. 에머슨은 육안으로 하는 여행을 어리석은 자의 낙원이라고 했다. 독서는 심안으로 하는 여행이다. 생각사회의 여행이고 정신세계의 여행이며, 영혼의 여행이다. 독자는 책 속에서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면서 인류 역사 대부분의 삶을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천년이 넘는 삶을 살 수 있다.

내가 권하고 싶은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출간한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1권 진리, 2권 사랑, 3권 행복이다. 톨스토이 자신의 사상뿐만이 아니라 톨스토이가 엄선한 동서고금의 성인, 현인, 철인들의 명작과 명언 명구가 총 망라되어 있다. 그의 뜨거운 인간애는 사상과 행동이 일치한 삶이었다. 지주의 아들로 유산을 물려받은 톨스토이는 토지를 소작인들에게 나눠주고 한 시골 역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또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를 권하고 싶다. 대부분의 역사가 인류의 압도적 다수인 90%의 약자를 주변화 하는 극소수의 강자 중심으로 써진 반면 하워드진의 미국 민중사는 약자인 우리들을 중심에 세우고 약자들의 정당한 저항을 긍정화하며 지배 집단인 강자를 주변화 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작품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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