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마침/ 어느 세월에 바늘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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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마침/ 어느 세월에 바늘을 만들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3.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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鐵 쇠 철 杵 공이 저 磨 갈 마 針 바늘 침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00

 

「잠확류서(潛確類書)」에 나온다. 작침, 백감기언, 수졸업(作針, 白感其言, 遂卒業) :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하니 이백이 감동하여 돌아가 공부를 계속하였다.
당(唐, 618-907)나라 시인 이백(李白, 李太白)은 매우 총명하여 스승이 뭐든지 가르치면 잘 배워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나 평소 나태하고 게을러 늘 나가 놀 궁리만 하였다.
하루는 스승이 없는 틈을 타 밖으로 나가 놀게 되었다. 여기저기 거리를 쏘다니다 조그만 골목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한 노파가 땅 바닥에 앉아 크고 두꺼운 쇠 절굿공이를 온 힘을 다해 갈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백이 호기심이 나 가까이 가서 보는데, 한참을 보아도 그 노파는 계속 공이를 갈 뿐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므로 재미가 없어 하품을 하며 물었다.
“할머니, 하루 종일 도대체 뭘 만들려고 하는 겁니까?”
노파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젊은이, 이걸 갈아 수놓을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네.”
이백이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말도 안 돼, 좀 웃기지 마세요. 이렇게 크고 두꺼운 쇠공이를 어느 세월에 바늘로 만든단 말입니까?”
노파는 정색을 하며 반박했다.
“웃지 마라, 네 말대로 쉽지 않겠지만 갈고 또 갈고 멈추지를 않는다면, 이 큰 쇠공이라도 마침내 바늘이 되지 않겠나!”
이백이 노파의 이 말에 큰 감동을 받고 공손히 예의를 갖춰 절하고 돌아갔다. 이후 이백은 열심히 공부하여 마침내 중국 최대의 시인으로 불리는 시선(詩仙)으로 받들어졌다. 
이 성어는 다소 과장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이처럼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일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얼마 전 모 장관이 업무 슬로건을 ‘마부작침(磨斧作針)’으로 정한 것을 봤는데, 우리가 읽기 편하고 알아듣기 쉽게 글자를 바꿔 우리말처럼 만든 것 같다.
유사한 성어로 적수천석(滴水穿石)이 있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작은 힘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성공한다’는 뜻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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