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포지교/ 이 같은 친구가 하나라도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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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포지교/ 이 같은 친구가 하나라도 있어야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3.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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管 대롱 관 鮑 절인 물고기 포 之 갈 지 交 사귈 교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01

「열자ㆍ역명편(列子ㆍ力命篇)」에 나온다.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야(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也) : 나를 낳아 주신 분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 준 사람은 포숙이다.
춘추(春秋, BC770-BC476)시대, 제(齊)나라의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는 아주 친한 친구였다. 둘이 장사를 같이 하였는데 그 때마다 이익의 많은 것을 관중이 가져가니 포숙아의 식구들이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포숙아는 오히려 관중을 두둔하여 말하였다.
“관중이 돈을 탐내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집안에서 돈을 써야 할 데가 많은 것으로 생각되어 내 스스로 적게 가져 온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이 어떤 일을 상의할 때 관중이 내 놓은 의견이 늘 현실에 맞지 않고 실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관중이 우둔하고 어리석다고 말했으나 포숙아는 오히려 그를 옹호하였다.
“관중에게 좋은 기회가 오면 재능을 크게 발휘하게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아직 그 기회가 안 왔을 뿐이다.” 
훗날 두 사람이 벼슬길에 올라 관중은 제(濟)나라의 공자(公子) 규(糾)를 섬기게 되고, 포숙아는 규의 아우 소백(小白)을 섬기게 되었다. 결국 소백이 이겨 환공(桓公)으로 즉위한 후 형인 규를 죽이고 관중도 죽이려 했다. 그때 포숙아가 간곡히 진언했다.
“관중의 재능이 신보다 몇 갑절 낫습니다. 제나라만 다스리는 것으로 만족하신다면 신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관중을 기용하셔야 하옵니다.”
환공이 포숙아의 간곡한 진언을 받아들여 관중을 중용하고 정사를 맡기니 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마음껏 수완을 발휘해 환공으로 하여금 패자(覇者)로 군림하게 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다
훗날 포숙아가 병사하자 관중이 너무 괴로워하고 슬퍼하므로 수종들이 왜 그리 비통해 하는지를 물었다. 관중이 울며 말했다. 
“너희들이 어찌 내 슬픔을 알겠는가? 내가 모욕을 세 번이나 당했지만 포숙아는 내가 유약한 사람이라고 보지 않았다. 돈을 벌어 내가 더 많은 가져왔지만 그는 내가 모친을 모시고 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여 주었다네. 왕이 나의 정치포부를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포숙아는 만약 나중에 좋은 군주를 만나기만 하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어 준 친구였지. 나를 낳으신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이는 포숙아 뿐이었다.”
관중이 이처럼 진정으로 포숙아와 맺은 우의는 후세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성어를 서로 깊고도 두텁게 알고 이해하는 아주 친한 친구 사이나 친구 사이의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는 교제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하였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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