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라 … 순창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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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라 … 순창군정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04.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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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내일인데 생명보다 돈을 중히 여기는 풍조는 조금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산에서 목 메 유명을 달리한 한 기업대표는 쪽지에 박근혜 대통령의 전ㆍ현직 비서실장 3명 등 새누리당 유력 정치인에게 준 돈 내역을 남겼다. 또, 한 중국동포는 도박 돈 때문에 부인을 토막 살해했다고 한다. 부패한 권력과 돈이 문제다. 온갖 불의와 부조리, 비이성과 몰상식이 활개를 치며 사회는 갈수록 자정기능을 잃고 썩어가고 있다.
위(중앙)나 아래(지역)나 권부 실세들의 부패에 넌더리가 난다. 자살률은 산업국가 중 최고이고, 젊은이들은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3포 시대’라며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 데 정치인들의 눈에는 이 핍박한 현실이 보이지 않나보다. 심각한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에 유연한 정규직 해고방안을 해결책이라고 내놓고, 진실규명 요구에는 돈을 내민다. 이를 감시해야 할 언론은 권력 편만 든다. 이런 사회적 부패와 병리현상을 책임져야 하는 정치는 기능 부전 상태에 빠져 있다.
일찍이 ‘자유민주주의’가 인류사회 최후의 유일한 보편적 정치체제라고 공언한 정치사상가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혹은 권력자의 국민에 대한 ‘설명책임’을 특히 강조했다. “‘설명책임’이 빠진 정치는 민주정치라 할 수 없고 ‘설명책임’을 다하지 않는 정치로는 ‘번영을 누리고, 자유롭고 인간적이며 민주적이고 안전하며 부패 정도가 낮은 나라’로 가는 길은 영영 열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자신의 선의에 의해 국민의 뜻을 따르고, ‘설명책임’을 다하는 어떠한 권력도 역사적으로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권력은 위기의식을 느껴야 국(주)민의 뜻에 따른다. 권력이 주민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은 권력을 잃을 염려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의 정부나 군정의 오만과 자의적 통치도 대항세력이 없거나 미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만 탓하지 말고 주민 권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야당이 많은 의석을 갖고도 힘이 없다고 자탄하는 것이나 지방의회가 군정에 알아서 굽히는 것은 주(국)민의 권익을 위해 싸울 의지도, 실력도, 지혜도 없기 때문이다. 주민에게 알려야 할 사안 사안에 대해 설명하는 일은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결과다. 국가나 지역에서 ‘민주정치’가 쇠퇴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정치인이 공공선이 아니라 자신과 자기 세력의 이익을 먼저 챙기고, 권부에 오르면 내편이 아니면 몰아내는 몰상식에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진상규명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 있듯이, 권부와 연결된 비리와 부패 의혹도 소문만 무성하고 진실은 밝혀지지 않는다. 더구나 권부를 감시하고 진실을 밝혀내야할 언론과 지성은 배를 맞춘 듯 ‘앞잡이’ 노릇에 여념이 없다. ‘잘난 사이비’ 언론과 주민은 이해관계 외에는 아무것도 볼 줄 모르는 듯 시비를 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뿌리 깊은 무능 탓인지, 의지가 없는 탓인지 알 수 없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부족은 분명해 보인다.
공무원노조의 장기간 시위에도 군정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평하다. 군수는 공무원노조의 주장이 근거 없는 억지라면 복무규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사과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적당히 주장하고 버티기로 시간 벌다가 슬쩍 합의하는 간교한 수는 버려야 한다. 자신들의 특권적인 지위를 영속하기 위해 주민의 눈을 속이고 귀를 막으면 더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 공무원노조는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청산하여 깨끗한 공직사회를 건설”하려고 만든 조직임을 명심해야한다.
공무원노조는 10여년 전 “90만 공무원노동자의 이름으로… 세상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공무원노조가 설립되었음” 선포하며 “올바른 나라,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드는데 주체가 될 것”을 약속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공무원노조의 다짐을 믿고 양심적인 언론, 노동ㆍ시민운동의 일원이 되거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었다. 이제 그 주민들은 공무원노조가 부패한 권부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여 ‘괴물’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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