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줄줄이 꿴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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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줄줄이 꿴 호랑이
  • 황호숙 지도사
  • 승인 2015.04.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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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호숙 책놀이ㆍ그림책 지도사

 

봄까치꽃, 냉이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그리고 산 능선마다 보석처럼 빛나는 산벚꽃과 똘복숭아꽃들이 줄줄이 피어나 우리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이런 날은 섬진강 물줄기 따라 자전거 여행도 하고 싶고 장구목 요강바위에 누워 봄볕 가득한 노래 한 자락도 흥얼거리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떠나기가 쉽지 않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서관으로 놀러갑시다. 군립도서관, 문화의 집 작은 도서관, 공공도서관, 청소년 도서관등 골라잡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아이들과 그림책도 읽고 놀이도 하다보면 아름다운 엄마 모습도 보여주고 자연스레 사랑도 커지고 일석오조는 되지 않을까요.
지난 4월 초 군립 도서관에서 북스타트 선포식이 있었죠.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 ’라는 의미로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입니다. 북스타트 꾸러미를 영유아 부모에게 드리는데 아기 그림책 2권, 북스타트 안내 책,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 아기 손수건 등이 들어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아가들은 엄마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안정을 취하는데 책을 읽어주면 어머니와 아기의 상호 작용이 아주 활발해진 다네요. 또한 인지 능력, 언어 습득 능력과 집중력, 책의 유익함에 대한 인식 등에서도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도 나와 있어요. 요새 아이들 책 읽기 싫어한다고 하는데 엄마들의 목소리로 그림책 읽어주기 운동 한번 펼쳐 보자고 소리쳐 외칩니다. 하하하 
오늘 소개할 책은 권문희 선생님의 [줄줄이 꿴 호랑이] 라는 재미난 책입니다.

 

 

“옛날에 게으른 아이가 살았어
어찌나 게으른지
아랫목에서 밥 먹고 윗목에서 똥 싸고,
아랫목에서 밥 먹고 윗목에서 똥 싸고,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이의 둥그렇게 말아진 몸의 형태가 정말 게을러 보입니다. 아랫목에서 밥 먹고 윗목에서 똥 싸고, 반복해서 읽다보면 아이들 웃음보 그냥 폭발합니다.
부글부글 어머니 속이 끓다 못해 머리에선 화산폭발, 입에서는 침이 구장군 폭포 물줄기처럼 쏟아집니다.
“‘다른 집 애들은 땅도 파고 나무도 해 오는데’ 라면서 나무라면 게으른 아이는 공손히 ‘괭이가 있어야 지요’하는데 표정이 살아있습니다. 한번 아이들과 찬찬히 보셔요, 웃음꽃이 뎅구르르 핍니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괭이를 얻어다 주자, 게으른 아이는 마당에 나가더니 한 길도 넘게 구덩이를 팠지요. 그리고는 온 동네 똥이란 똥은 죄다 주워 구덩이에 쏟아 붓더니 그 위에 흙을 덮고 참깨 한 섬을 몽땅 뿌렸습니다. 마을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제 각각의 똥 싸는 표정을 지으며 똥 모으는데 거국적으로 보태 준 덕분으로 수많은 싹이 났지요. 모두 뽑아내고 가장 튼튼한 싹 하나만 남겨놓았더니 쑥쑥 자라 정자나무만큼 커다래져서 주먹만 한 참깨가 주렁주렁 열렸답니다.
참깨를 몽땅 털어 기름을 짜니 고소한 참기름이 수십 항아리인데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이 아이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다가 참기름을 먹이고 참기름으로 씻깁니다. 매끈매끈 반질반질 윤기가 쪼르르륵… 그리고는 온 산 칡넝쿨을 걷어다가 긴 밧줄을 꼬아 강아지 다리에 묶어서는 깊은 산 큰 나무에 잘 묶어 놓고 집으로 돌아와 실컷 잠을 자는 거였죠.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할까 아주 궁금해 합니다. 쉿 잠깐 숨 돌리고.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를 맡고 온 산의 호랑이가 다 몰려왔습니다.
가장 먼저 달려온 호랑이가 강아지를 덥석 물자 호랑이 목구멍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서 호랑이 똥구멍으로 쏘옥 빠져 나왔지요. 덥석 쏘옥 덥석 쏘옥 아이들은 이 말만 반복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산중의 호랑이들을 줄줄이 꿰어 집으로 데리고 오는 대담함과 독특하고 영리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의 묘미가 있다니까요.
호랑이 가죽을 팔아 부자가 된 게으른 아이와 엄마와 강아지가 모정에서 팔자 늘어지게 자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아주 재미나고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는 옛날이야기 책은 권문희 선생님 글이며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책입니다.
게으른 아이에게 있는 엉뚱함과 기발함, 그리고 괭이 하나로 촉발되는 아이의 재능이 반전이죠. 우리엄마들도 아이와 함께 뒹굴며 책을 읽다 보면 어머나 하고 깨달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엮는다’, ‘꿰다’라는 말로 아이들과 꽃이나 야생화들로 풀 씨름도 할 수 있고 꽃목걸이도 만들 수 있지요. 단추 꿰기는 엄마들과도 가능하지요. 달걀판에다 시냇가 돌멩이들로 웃음꽃 전시장도 만들 수 있고요. 가을엔 낙엽들을 엮어서 모빌로 장식하는 수업도 멋지답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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