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64)/ 산더덕 옷에다 쓱쓱 문질러서 하얀 찐까지 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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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64)/ 산더덕 옷에다 쓱쓱 문질러서 하얀 찐까지 꿀~떡!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5.04.2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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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64

주전자 꼭지처럼
-어머니학교 43
이정록

어미 아비가 되면 손발 시리고
가슴이 솥바닥처럼 끄슬리는 거여.
하느님도 수족 저림에 걸렸을 거다.
숯 씹은 돼지처럼 속이 시커멓게 탔을 거다.
목마른 세상에 주전자 꼭지를 물리는 사람.
마른 싹눈에 주전자 꼭지처럼 절하는 사람.
주전자는 꼭지가 그중 아름답지.
새 부리 미운 거 본 적 있냐?
주전자 꼭지처럼 얼어붙지 않게
-졸졸졸 노래해라.
아무 때나 부르르 뚜껑 열어젖힌 채
새싹 위에다 끓는 물 내쏟지 말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툭 한마디 던지는 엄니의 말을 받아 적었을 뿐인디 워쳐코롬 요렇게 허벌나게 가심에 와 닿는 시가 되어 부렀는지 모르겄당께요. 이 시인은 암만혀도 엄니하고 말이 잘 통했거나 툭 툭 던지시는 말을 시로 받아내는 능력이 탁월 하거나 그런 것 같제라 잉! 고 능력이 와 이리도 부러분지 [어머니 학교] 라는 시집을 읽음서 웃고 울고 했구만요. 명색이 순창문학회 총문디 글 솜씨가 안 늘어 버리는거 보믄 싹수가 없나봐요. 워찌야 쓸까라!
시방 순창은 겁나게 꽃 대궐이여라.
애기단풍들이 일제히 손가락을 펼치고 있고 애기똥풀들이 노오랗게 지들 나름의 삶을 토해내고 있구만요. 피나물의 노란색과 연 보라의 현호색 꽃들이 강천산 올라가는 산책로마다 피어나니 하얀색 궁궁이들이 열지어 웃음 짓네요. 산기슭의 병꽃들이 고개 내밀어 햇볕 쟁탈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헝께 왜 이렇게 잘 아냐구 궁금하시제라. 잉! 워메 겁나게 한가한 갑다 싶제라. 천만의 말쌈, 만만의 콩떡이제라. 택도 없당께요.

 

하이고메. 토요일, 일요일 이틀 내내 각각 500여명의 관광객들이 오셨구만요. 토요일은 부평에서, 일요일은 평택에서 오셨는디 남원까지 마중을 나가거들랑요. 환하게 웃음시롱 맞이혀서 강천산과 민속마을 귀경을 시켜 드려야 허는디 남원에서 여그 오는 데까정 순창 소개 시켜 주는 시디를 잠깐 틀어 드리면서 이야그를 이끌어 나가야 쓴디, 요새 한창 꽃귀경 철이라 차가 부족혀서 영상이 안되는 차들이 와버린 거제라. 고럼 워쪄겄어요. 순창에 대한 자랑을 말로 풀어야 쓴디 흐메 마이크도 안나와 분디 아조 환장 된장 고추장 하겄어요.
 기차 화통 삶아 먹은 목소리로 “ 안녕하세요. 저는 순창에서 가장 황홀한 여자이자 여러분과 오늘 하루를 멋지게 안내해드릴 순창군 문화 관광 해설사 황호숙입니다” 라고 허면 큰 웃음과 함께 박수가 나오는디 소리가 작다 싶어 함성 안 질러주면 해설 안한다고 3초만 버팅기제라. 바로 함성까지 받으며 해설로 들어갑니다.

 

혹시라도 순창에 사시는 이녁들은 순창의 9경이 어딘지 아신다요. 강천산, 회문산, 장구목, 향가리 (그 다음은 허허허)
왜 순창 고추장이 유명한지, 워쪄다가 임금님께 진상이 되었는지 아시겠제라. 당근 아시리라 믿어뿌요 잉!
순창의 물이 왜 좋은지, 풍수적으로 어떻게 좋은 고장인지, 600년된 구미마을에 처음 정착하게 한 이씨 할머니에 대해, 팔덕 산동 마을 연봉석(흔히 남근석)에 대해서 타지에서 친척들이 오면 혹시 조근조근허게 설명허는게 가능합뎌?
흐흐 지도 대충만 알고 있었제 해설사 허기 전까지는 택도 없었제라. 시방도 맨날 공부허고 공부혀도 제대로 몰르구만요. 나름 허벌나게 공부허는디도 자꼬 제껄로 안되는디 혹여라도 짖꿎은 관광객이 삼천포로 빠지게 허거나 술 한 잔 드시고 시비조로 야그 허시면 머릿속에서 훌라당 나가 버리지요.

공부라는 것이 천안에서 관광객이 오시면 천안의 명산과 인물들도 공부혀야 쓰고 청양에서 관광객이 오시면 청양의 특산물과 자랑꺼리를 알고 있어야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걸랑요.
하이고 또 사설이 길어져버렸지만 이틀내내 아침부터 5시까정 쉬지도 않고 말을 혔더니 목이 잠기고 따끔따끔허니 힘들어 분당께요. 글쓰는 시방도 아프당께요.
관광객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지가 허는 말이 “지가 순창의 황진이입니다. 다음에 오시면 황진이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허면 또 큰 웃음이 나제요.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허시는 분도 있고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허고 시조를 읊어드리고 노래 한자락으로 마무리허면서 황홀하게 마무리혔제라.

순창은 시방 고소하고 담백한 옻순도 나오고 엄나무 순도 나오고 오갈피 잎도 나오고 산더덕도 나오는 호시절이제라. 산에 가서 취나물도 뜯어다 들기름에 조물조물 무쳐 놓고 두릎도 데쳐서 고추장에 옴쏙 옴쏙 버무리고 산더덕 옷에다 쓱쓱 문질러서 하얀 찐까지 먹으면 봄기운 다 먹어 버리제라.
지는 요새 농촌에서 자식들 대학교 보내고 집 사주고 허는 부모들 보면 대단허단 생각이 들어요. 엄니들이 요로코롬 존경스러울 새가 없어요.
요새 지 가심이 타들어 가거든요.  보릿고개를 넘기던 엄니들 맴이 이랬을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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