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업(10)/ 농약보다 싼 비용으로 대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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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10)/ 농약보다 싼 비용으로 대처 가능
  • 이선형 회장
  • 승인 2010.11.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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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형 순창자연농업연구회장

자연농업에서 해충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독초의 잎과 열매를 짜거나 우려내서 활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씨앗오일(콩기름, 유채기름, 먹구슬기름, 올리브기름 등 모든 식물성기름)을 이용하는 것이다. 씨앗오일은 대부분의 씨앗들이 종족보존을 위해 일정한 독성을 갖고 있어서, 유화제와 함께 물에 희석하여 뿌리면 곤충의 호흡기에 기름막이 형성되어 질식사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살충기피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첫째와 둘째 방법을 혼용(독초액+씨앗오일+유화제+물)하여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이 혼합액에 유황액을 첨가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셋째, 천연유인 살충방법이 있고 마지막 네번째가 천연훈증살충방법이다.

천연유인살충방법이란 향기와 단 맛이 나는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나방을 유인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음료수병 상단에 U자모양의 칼집을 두세 곳 내고 막걸리와 천혜녹즙, 물을 각각 같은 비율로 섞어서 넣어두면, 단 것을 좋아하는 나방류 등이 빠져죽는 방식이다. 천혜녹즙이란 쑥이나 미나리, 아카시아 등에 같은 무게의 황설탕을 넣어서 추출한 것으로 매실이나 복분자 엑기스와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플라스틱 병의 마개를 막고 끈을 이용하여 10~20 미터 간격으로 걸어놓으면 된다. 초여름의 나방 한 마리가 짧은 기간에 엄청난 개체수로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작물초기에서 중기단계까지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천연훈증살충방법은 기피성이 강한 산야초나 독초의 잎을 태워서 그 연기로 곤충을 없애는 것이다. 주로 담뱃잎, 박하, 은행나무 잎을 활용하며 비닐하우스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효과가 크다. 수분이 있어야 연기가 발생되므로 마른 잎은 물을 적당히 축여준다. 한말짜리 페인트 통에 사방에 구멍을 뚫고 하단부에 번개탄을 붙이고 그 위에 젖은 잎을 올린다. 밤 12시경에 100평에 하나 정도 설치하여 불을 붙이면 연기가 바닥에 골고루 깔린다. 진딧물과 응애에 비교적 효과가 좋다.

이외에도 향기를 이용하여 곤충에게 혼란을 주거나 쫒아내는 방법도 있는데 다양한 허브식물과 곤충과의 상관관계가 충분히 연구되지 못한 이유로 널리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는데 최근에는 유황을 이용하여 살충, 살균 효과를 강화시키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유황은 천연광석 중에서 화약원료로 쓰일 정도로 강한 폭발성과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살충, 살균기능도 탁월하다. 그러나 황은 상온에서는 물론 끓는 물에도 녹지 않으므로 친환경농약으로 활용하기에 제한이 따른다. 액상유황이나 수화제 (분말)형태의 유황이 농약상을 통해 일부 유통되고 있으나 수입산으로 단가가 만만치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경기도 성환의 한 과수농가(김근호)는 직접 화덕을 만들어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석회유황합제와 천매황을 자가제조하여 자신과 주위 과수농가들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 석회유황합제는 잎이 나오기 전 나목상태에 활용하고 천매황은 잎에 엽면 살포하는 용도로 개발되었다.

천매황을 살포한 직물을 갉아먹으면 황의 독성으로 충이 죽게 되는데 병충해 관리가 가장 까다롭고 어렵다는 배농사를 이들 자재를 이용하여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석회유황합제는 유황의 안정성이 떨어져서 비닐이나하우스 파이프의 부식을 가속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하우스 내 살포시 유의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천매황은 그 피해가 적은 편이다.

이상으로 천연살충기피제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러나 최소한의 경운과 토착미생물을 이용한 토양관리를 통해서 땅심을 살리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관행농업에서 살충제의 종류와 농도를 계속 늘려나가듯이 친환경농업에서도 그 악순환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성경말씀에 떨어진 나락들을 과부와 고아를 위해 줍지 말라 하였듯이, 우리 조상들이 과수나무에 까치밥을 남겨두었듯이,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의 일부를 자연의 일부인 곤충과 함께나누려는 자세도 또한 중요하다. 모든 것을 독식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곤충과 새들의 입장에서는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로 비춰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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