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65)/ 또랑 치고 가재 잡은 서울떽의 봄날은 요렇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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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65)/ 또랑 치고 가재 잡은 서울떽의 봄날은 요렇게 가네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5.05.13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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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65

100세 인생     -이애란 노래

1.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 간다.

2.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이 상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텐데 또 왔냐고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
백오십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 있다고 전해라​

 

하하하!
요새 인계 세룡 할머니 학상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는 노래구만요. 엄니들이 신유의 ‘일소일소 일로일로’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겁나게 재미진 그림책 읽어 드리고 한 30분씩 노래를 가르쳐 드리는디요. 노래 가사까정 복사해 드렸등만 워치케나 흥얼거리셨는지 지난주에 항꾸네 불렀더니 아조 똑 부러지게 불르시는디. 딱 울덜 인생이야기여라. 근디 그림책 이야그 허다가 삼천포로 빠진 그 틈에 이 노래 이야그를 해드렸더니, 타령조라 목 넘김도 좋고 재미지고 배우기도 쉽다고 갈챠달라고 허싱게 이번주 화요일날에는 글자 크게 혀갖고 복사해 가야겄어요. 이녁들도 한번 배워보씨요.
차암~ 어버이날도 있고 아그들 날도 있었는데 재미지게 보내셨능게라. 지는 막둥이가 고등핵교 2학년 다닝게 아그들날이 필요 없지만서도 일 뒤지게 시켜 분 다음에 읍내 나가서 짜장면 짬뽕을 곱빼기로 사줬구만요. 고것도 아조 허벌나게 맛있는 탕수육까정 사줬는디 먹는것만 봐도 겁나게 이뻐붕께 딸네미와 엄만가봐요. 울 딸들 중에 요번달에 돈 벌었다고 지헌테 겁나게 비싼 립스틱도 사줬는디 자랑치고 싶어서 근질근질혀 죽겄어라. 흐흐
지는 요번 참에 겁나게 효도 한번 혔당게요. 울 친정엄마의 9남매계를 집에서 준비혔는디 아조 남는 장사였어라. 지가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지를 받들어 모시고 사는 울 친정엄마는 군산에서 9남매의 첫째 딸로 태어나서 인생 굽이굽이 골짜기마다 겁나게 많은 이야기들 갖고 계시제라. 곱게 자라셨던 소녀적 이야기도 있지만 일 저지르기 좋아하셨던 아버지땜시 눈물도 쏙 빼면서 아들 둘, 딸 둘 기르느라 엄청 고생하셨제라.
오죽허면 지가 여고생이던 시절에 “나는 죽어도 결혼 같은 것은 안 할거야. 엄마처럼 남자 잘못 만나서 이렇게 인생을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아. 자유롭게 살거야”라면서 주먹 꽉 쥐고 대들면서 난리 부르스를 춰 버렸는디 월매나 까맣게 타들어 갔겠어라. 글구는 대학교 보냈더니 데모만 해붕게 허구헌날 형사들이 전화 허제, 집 지키고 있제, 핵교 가니 어깨 동무허고 최루탄 맞고 있제, 썩을 년 소리가 절로 나왔을 것이구만요. 글더니 갑자기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짓겠다고 통보만 허더니 아무 연고도 없는 순창에 처녀 몸으로 내려간다고 허니 시방 지 같어도 머리끄뎅이 잡고 울고불고 혔을꺼여라. 지가 딸 넷을 낳아서 기르다 보니 환장헐 일이겠등만요. 아이구메!! 첩첩산중이라고 아무것도 모태 놓은 것 없는 집에 시집을 가는디 고것도 연로하신 시부모님 모시고 산다고 허니 딸네미 인생이 가시밭길인걸 뻔히 아는데 환장 된장 하겄제라. 미춰불제요.
울 친정엄마와의 이야그를 풀어낼려면 열린순창 20면을 다 쓸 수도 있당께요. 손주 딸 넷 낳아드린 효도 말고 요참에 큰 맴 먹었지라 잉!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께서 개고기를 맛나게 요리혀서 식구들을 먹여놔서 모다들 좋아하시는 개 한 마리 잡아서 보신탕 끓이구 식혜도 했지요. 이모랑 외삼춘 오시자마자 산골짝으로 달려들어서 산중에서 향기 나는 취나물과 두릎과 고사리도 끓느라 ‘워메 좋다’하심서 고놈의 쑥들 뜯기에 바쁘셔서 음식 드실 시간도 없었제요. 저그 목포의 아짐이 홍어도 보내주셔서 삼합도 해먹고 전도 부치고 혔지만 조카 바쁘다고 둘째 이모가 여섯가지 김치 해서 택배로 부쳐주었구라.
근디 4명의 이모들이 봉께 요놈의 조카가 화장도 안허고 맨날 쏘다니니께 아예 오실적부터 무엇을 갖다줄까를 고민허신거제요. 해설할 때 맬 수 있는 가방과 모자, 명품 지갑 , 꽃무늬 원피스, 그리구 썬크림, 비비크림. 립스틱, 영양크림까정 아조 싹 다 주고 갔어라. 큭큭큭 엄마 계모임이라고 울 동상들도 돈을 보탰는디 칭찬은 저만 디지게 듣고 살판나는 남는 장사를 혔구만요. 아조 또랑 치고 가재 잡은 서울떽의 봄날은 요렇게 가구있는디 낸중에 꽃무늬 원피스 입고 사진 찍어 올릴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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