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26) 마음의 집에 외풍을 끌어들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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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26) 마음의 집에 외풍을 끌어들이지 말라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5.06.0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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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집이 자기를 포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렸지만 원래 인간이 집을 갖는 것은 불규칙한 외풍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변덕스런 심한 추위와 폭설, 폭염과 비바람 등의 자연 재해는 몸의 건강을 공격한다. 때문에 사람은 자신의 몸을 변덕스런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집을 만들어 산다. 하지만 물질로 만들어진 집은 물질인 몸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물질이 아닌 영혼을 보호할 수는 없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 모진 비바람과 폭우와 악천후가 몸의 건강을 해치듯이 나의 밖으로부터 오는 일과 물질과 사람에서 비롯되는 세상 풍파는 마음과 정신의 건강을 해친다.

바로 마음의집 영혼의집을 만들어 마음과 영혼을 보호하기 위해 외풍을 차단해야할 이유이다. 비록 몸이 건강하더라도 마음과 정신이 건강치 못한다면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은 영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집에 외풍을 끌어들이는 것은 자기 밖의 사물에 휘둘리는 감정과 이익을 추구하는 욕망이다. 돈, 지위, 명예 등 세속적 가치의 불안정한 외풍으로 부터 영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욕망을 차단하고 마음을 비워야한다. 마음의 집에 세속적 욕망이 들어오지 않고 비어있게 되면 영혼은 평정을 유지하여 아름다워지며 건강하게 된다.

심지상무풍도 수재개청산록수(心地上無風濤 隨在皆靑山綠水) 마음에 풍파가 없다면 나의 있는 곳이 어디든 청산녹수이다 (채근담). 무엇이 마음에 풍파를 일으키는가? 자기 밖의 일과 물질과 지위와 명예의 이익에 대한 욕망이다. 욕망은 바람이며 바람은 마음에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慾) 의 파도를 만들어 마음을 불안정하게 한다. 갖고 싶어 애가 타고, 얻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얻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얻으면 잃을까 두려워하고 손에 넣으면 잠시 기뻐하고 즐거워하지만 곧 싫어지고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 또 다른 것을 얻으려 안달하고 사랑하지만 손에 넣으면 잠시 후 싫어하고 그러면서도 잃으면 슬퍼하고 분노하며 경쟁자를 미워하면서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 욕망의 감정이다.
 
심무물욕즉시추공제해(心無物欲卽是秋空霽海) 마음속에 물욕이 없으면 가을하늘 비 개인 후 바다위의 하늘이다 (채근담 후집). 물욕은 티 없는 밝은 마음을 가리는 구름이다. 물욕의 구름이 마음을 가리지 않으면 마음은 맑고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마음은 평정을 유지하여 물결 없는 잔잔한 바다 같고 마음이 물욕의 파도에 출렁이지 않으면 마음은 고요해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사물이 밝게 보인다. 즉 나를 바로 볼 수 있고 나를 바로 보게 되면 남을 보는 눈이 생기며 사람을 보는 눈이 생기면 일을 보는 눈을 갖게 되고 일을 알게 되면 일의 요령을 알게 된다.
 
“거처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불편한 것이며 재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만족을 모르는 것이다.”(묵자) 굶주린 자는 한 덩이의 밥과 한조각의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안할 수 있고, 헐벗은 자는 몸을 가릴 수 있는 옷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안하며, 몸을 쉴 집이 없는 자는 몸을 쉴 자리가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안할 수 있다. 밥맛이 없고 옷이 마음에 들지 않고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며, 내 재산과 지위가 불만인 것은 나보다 더 많은 재산을 부러워하는 마음과 나보다 더 높은 지위를 동경하며 비교하는 사치스러운 마음이 원인이다.

남과 자기를 비교하며 세상과 남의 눈으로 자기를 제단 하는 마음속에는 자기 존중이 없고 자기의 존엄성이 사라지고 자기의 존재이유가 없어진다. 자기 존중은 남과 비교되지 않는 독창성에서 오며 나의 존재이유는 다른 사람과 세상이 얼마나 나를 필요로 하는가에서오고 자기의 존엄성은 세속적 지위가 아닌 자신의 영적 지위에서 온다. ‘장자’는 세속에서 군자는 하늘에서 소인이고 하늘에서 군자는 세속에서는 소인이라 했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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