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격리현장 최전선 ‘돌보미’ 의료원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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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격리현장 최전선 ‘돌보미’ 의료원 직원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6.24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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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마을 출입하며 주민 건강 점검ㆍ생활 지원, 주민과 신뢰 형성…추가 환자 없이 격리 해제

 

▲하루 두 번씩 장덕마을에 출입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챙긴 의료원 직원들은 환자가 아닌 일반 주민으로 대해 신뢰를 얻었다. 

장덕마을이 외딴 섬이 된 2주 동안 가장 현장을 바쁘게 누빈 사람을 들라면 단연 이 사람들이다. 의료원에서 보건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사업과 직원 가운데 곽태용ㆍ차경화(1조), 김미경ㆍ김명희(2조), 강인화ㆍ김미정(3조)씨로 구성된 현장 투입직원은 각각 2인1조로 편성돼 하루 두 번씩 장덕마을에 들어 다녔다.
이들은 의료원에서 최소 10년 이상 근무한 숙련자들이다. 2주 동안 장덕 마을을 들어 다니며 주민들의 발열 여부부터 혈압과 당뇨검사를 비롯해 다양한 건강 이상 여부를 점검했다. 생필품과 약 배달을 비롯해 택배까지 전달하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주민이 사는 집에서는 청소, 식사, 빨래 등의 일도 도왔다. 건강은 물론 생활까지 책임지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었다.
장덕마을 주민들은 마을격리 초기에는 직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차경화 담당자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격리되니까 반발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계속 병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이해를 시키니 마음을 열었고 심부름도 시켰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갑작스런 마을 격리로 생업에 지장이 생긴 주민들이 불만을 풀 곳이 없다보니 매일 보는 자신들에게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여겼다.
전국에서 사망자가 여러 명 발생하는 등 위험이 드러나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보았다. 곽태용, 강인화 담당자는 “감염자 확산에 대한 우려가 많았고 우리는 의료원 직원이기 때문에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악영향을 고려해야 했다. 본인이 감염될 거란 생각을 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마을에 들어간 직원들은 주민을 환자가 아닌 일반인으로 대하며 인정받았다. 그리고 메르스 추가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으면서도 장덕마을에서 주민들의 신뢰를 얻은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차명화 담당자는 “격리된 사람은 일반주민이었다. 어르신들에게는 구호품 활용법을 알려드리고 물리치료 대신 구호품에 있는 파스를 붙여드렸다. 갇혀 지내며 대화할 사람이 없었던 어르신께 말동무를 해드리니 가정사나 개인적인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격리 마지막 날에는 다들 수고했다며 서운해 하셨는데 식사비 챙겨주시는 분을 달래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신뢰관계는 보건의료원에 대한 주민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다른 사업들을 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된다.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까지 중무장하면 잠시만 있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그런 상황에서도 불편하다 기색 없이 마을에서 당면한 일을 수행했던 이들은 주민들의 협조와 추가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오히려 고마워했다. 이런 직원들의 고생에 대해 높이 평가한 김경일 보건사업과장은 “당연히 할 일이지만 직원 건강이 염려스럽다. 예방은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계도하고 있다. 끝까지 일없이 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격리가 끝난 후에도 이들은 꾸준히 주민들을 만나며 건강 이상 여부를 묻는다. 불만을 칭찬으로 바꾼 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장덕마을은 무사히 격리 해제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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