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28) 옳음과 그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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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28) 옳음과 그름에 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5.07.0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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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도리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사람 사는 이치 또한 항상 같지 않으니 이로부터 옳고 그름이 서로 충돌한다.” -구양수
예로부터 인간은 결함이 많고 도리보다는 이익을 챙기는데 충실하고 이로 인해 도리를 거슬리는 일에 생각이 길들여 있으며 이기적 감정과 욕심은 자기라는 좁은 틀 속으로 생각을 가둔다. 확신이라는 이름의 편협의 맹신은 자기를 고집하고 이로 인해 옳고 그름은 늘 충돌하며 다툼을 낳고 다툼은 분노를 낳고 분노는 불행을 생산한다. 옳다는 것은 도리에 합당하다는 것이며 도리에 합당하다는 것은 일의 본질과 목적, 사람과 장소와 때에 맞다. 는 말이며 힘과 정에 기울지 않고 나와 남에게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시비는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니 처해있는 상황에 맞으면 틀린 것이 아니며, 처해있는 상황에 맞지 않으면 옳은 것이 아니다.” -회남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과 감정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시비를 판단하며 세상의 이해관계는 항상 충돌한다. 때문에 내 처지와 입장에서 보면 옳은 것이 상대방의 처지에서 보면 그른 것이 시비이다. 옳다는 것은 한쪽으로 기울고 치우치지 않다는 말이다.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것은 나의 생각에 치우친 것으로 옳지 않는 것이다. 나와 우리의 입장과 처지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에서 동의할 수 있어야한다. 그것을 도리라 한다.

“대중의 생각이 굽어 있으면 정직이 용납되지 않고 대중이 비정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정상적인 생각을 용납하지 않는다.”-회남자
시대를 초월한 앞선 생각은 거의 언제나 당시에는 배척당한다. 세속적 관습과 관행 타성에 오염되지 않은 눈으로 보면 이세상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거짓투성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강자들은 자신들의 지배 질서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약자들에게 주입하였으며 이로 인해 강자들의 탐욕이 미화되고 용인되면서 오랜 세월 거짓이 일상화 되어 비정상이 정상화로 도리가 아닌 것이 도리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어리석고 탁한 마음에서 분노가 발생하니 이는 다 도리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노로 이성을 잃은 마음에 불을 지르지 말고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귓가로 흘려버려라. 장단점은 누구나 있고 인정의 후함과 야박함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옳고 그름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다투어 봐야 종국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명심보감
어리석다는 것은 일과 물질(사람)의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 대응한다는 말이다. 탁한 마음이란 맑지 않는 마음이고 맑지 않는 마음이란 거짓과 욕심 희비애환에 오염되어 있는 마음을 말한다. 지혜란 사물을 보는 마음눈을 말하며 마음눈이 탁하면 사물을 보는 눈이 어둡고 사물을 보는 눈이 어두우면 도리를 모르며 도리를 모르면 사람과 소통이 안 되고 소통이 안 되면 분노가 발생하고 마음이 분노에 점령되면 바른말은 서로를 태우는 연료일 뿐이다. 옳고 그름은 상대가 거부하면 의미를 상실한다.

“세상의 옳고 그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니 옳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합당한 자기합리화를 추구하는 것이며, 옳지 않음을 거부한다는 것은 옳지 않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마음에 맞지 않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회남자
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남의 잘못을 보는 눈은 밝고, 총명하다는 사람도 자기잘못을 보는 눈은 어둡다는 사실은, 시비를 가리는 눈은 지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자기의 이기심을 극복하는 정신과 마음에서 온다는 사실이다. 남이하면 불륜으로 해석하지만 자기에게는 낭만으로 해석하는 자기편애가 자기를 보는 눈을 어둡게 한다. 이기심과 자기편애를 극복하지 못한 지혜는 작은 지혜이고 갇힌 총명일 뿐이다. 남을 보는 냉정한 눈으로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온후한 눈으로 남을 보는 것이 시비를 보는 진정한 눈이며 큰 지혜이고 탁 트인 총명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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