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호랑이 배에서 덩 딱기 덩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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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호랑이 배에서 덩 딱기 덩 딱!
  • 황호숙 위원
  • 승인 2015.07.08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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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호숙 책놀이ㆍ그림책 지도사
박현숙, 신동흔 지음 / 한솔교육한솔수북

 

호랭이 담배피던 시절 금강산에는 무시무시한 호랑이가 많았데요. 풍물을 치면 아주 조선 팔도 제일가는 모양새로 두드리고 노는 팔 형제가 조선팔도 구석구석까지 돌아 다녔다죠. 마지막으로 금강산으로 놀러 갔다 가자는 막내의 말에 ‘들어가는 포수는 봤어도 나오는 포수는 못 봤다’고 형님들은 기겁을 하지요. 그래도 금강산에는 다녀와야 세상구경 다했다는 소릴 할 수 있다는 막내의 말에

 

상쇠형이 먼저 쇠를 어르면서
“막내말이 옳다. 내는 한번 가볼란다! 갠지 갠지 갠지 개갱”
부쇠형도“바늘 가는데 실이 안 갈수 없지! 개갱 갠지 갠지 개갱”
셋째 형이 장구를 뚜드리면서“내도 간다! 덩 따 쿵따 덩따 쿵따”
넷째 형도 북을 치면서“내도 좋아! 둥그 둥그 둥딱”
다섯째 형도 징을 치면서 “내두! 징 징 읏 징징”
그러니 나머지 두 형도 가만히 있을수 있나.
서로 마주보고 재주를 훌쩍 뛰어넘더니“우리도 좋아”

금강산 일만 이천 봉우리를 지나니 어느새 해가 꼴딱 넘어갔지요.
칠흑 같은 캄캄한 밤, “죽을 때 죽더라도 실컷 놀고나 죽읍시다!”라는 막내의 제안에 한바탕 신나게 놀다가 호랑이 뱃속에 떨어져 버렸네요. 그래도 아주 흥겹게 “날 샐 때까지 한번 놀아보자”라면서 두드리고 놉니다.

 

별따세 별따세 하늘올라 별따세
덩덩 쿵따쿵 쿵따 쿵따 쿵따쿵
쿵따쿵 쿵따쿵 쿵따 쿵따 쿵따쿵
(콩 꺾자X2 두렁넘어 콩 꺾자)
헤치세 헤치세 각기사방 헤치세
갱갱갱객 갱지갱 갱객
갠지갱 갠지갱 갱갠지 갠지갠지

 

아무것도 모르는 팔 형제는 그저 신명이 나서 동물들이랑 아주 정신없이 놀고 있는데 어디선가 볕살이 들어오는지 갑자기 빠안해지다가 어두워지죠. 호랑이 숨 때문에 궁둥이가 빨룸빨룸 열렸다 닫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막내가 빠안해질 때 얼른 밖으로 손을 내밀었더니 기다란 달비 같은 게 잡히니까 “형님들, 모두 붙으소. 땡기면 해가 뜹니더!” 그래요, 팔 형제가 전부 달라붙어서 위역싸 위역싸 잡아당겼더니 세상에나 호랑이가 휙 뒤집혀 버렸데요.
나중 상황은 모르더라도 그 큰 호랑이 뱃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신명을 마음껏 풀어낸  팔형제의 즐거움에는 무서운 호랑이도 당해 낼 재간이 없지요. 자! 바로 이것이 옛이야기의 힘이라고 봅니다.
생각 할수록 웃음이 실실 나오고, 아하! 고개가 끄덕여지고 흥겨워지는 옛 이야기는 모험심도 불어 넣는데 경상도 할아버지의 입말이 차락차락 감깁니다.
이 책을 기획하신 신동흔 선생님은 옛이야기를 무척 좋아해서 팔도강산 안 다닌 곳이 없는데 가장 재미난 이야기로 고른 이야기가 ‘호랑이 배에서 덩딱기 덩딱’이랍니다.
옛날부터 힘겨운 일을 할 때 연주했던 풍물가락이라 아이들과 함께 읽다보면 저절로 어깨가 으쓱 으쓱 올라가고 입으로 장단이 맞춰지는 흥겨움이 있지요. 구성지고 맛깔나게 때로는 엉뚱하게 한 번 두 번, 세 번 열 번 읽다보면 이 이야기가 아이들 마음 깊은 곳에 쑤~욱 들어앉을 거예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과 해학을 잃지 않고 고난을 헤쳐 나갔던 조상들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도 알아보고요.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들려주기도 재미있을 거예요. 이렇게 책읽기를 즐기면서 신명나는 민요와 함께 장단도 한번 배워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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