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123) 인간의 향기도 멀리 갈수록 더욱 더 맑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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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123) 인간의 향기도 멀리 갈수록 더욱 더 맑게 하자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5.07.2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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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한홍구 저. 「한홍구와 함께 걷다(평화의 눈길로 바라 본 한국현대사)」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라는 말은 어이가 없을 때 하는 말이다. 듣기 좋은 소리는 했지만 약속을 줄줄이 파기하고 불통과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의 불만을 사는 대통령, 해명을 할수록 의혹이 증폭되는 국정원 해킹사건, 정권의 눈치를 보고 편향 보수화 되어가는 사법정의, 자신에게 비판적이면 언론도 막아버리는 순창군청, 예산이 깎이면 깎은 곳을 먼저 보지 않고  국악원장도 밀어내버리는 막심 등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비정상의 모습들은 그들이 사회 지도자 들이고 보통보다 똑똑한 사람들이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고, 자신들이 지닌 인간적 향기마저 오해 받게 하는 일이다.
평화운동과 과거사 청산운동을 하는 한홍구 교수의 문화답사 기행문인 이 책은 ‘덕수궁’을 이야기하면서 송나라 주돈이라는 유학자의 ‘향원익청(香遠益淸)의 구절을 소개하였는데, 지금의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마음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 되었다. 연꽃은 “진흙탕에 피어났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으니, 그 자태가 고요하여 멀리서 지켜 볼 뿐 함부로 갖고 놀 수 없네”라는 내용이다. 훗날 많은 사람들이 ‘향원익청’ -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다’는 구절을 특히 군자의 품격으로, 시제와 화제로 삼았으며, 여러 군왕과 사대부들도  정자와 누각의 이름으로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가 설명하는 책속의 역사 현장에도 말이 안 되는 일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 ‘전쟁기념관’에는 국가의식의 함양을 위한 전시 자료는 있지만 평화를 위한 공간과 노력은 없었고, 일본 위안군 할머니들의 ‘나눔의 집’은 해방 후 40년이 지나서야 첫 공개증언이 나왔을 만큼 할머니들의 정조문제나 민족의 수난으로 여겨져 침묵당해야만 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는 ‘서울 현충원’은 김구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는 김창룡의 묘와 광주에서 희생된 계엄군의 묘, 전두환 노태우의 12.12 사건 당시 하극상에 저항하다 희생된 김오랑 소령과, 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자들이 같이 누워있기에 화해할 수 없는 모순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독립공원과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는 이완용이 친일 매국노의 첫손가락에 꼽히는 자이지만 독립협회 당시에는 나름 개혁관료로서 협회의 위원장을 지냈으며, 주요간부 중 다수가 뒤에는 친일파가 되었던 변절의 역사, 왕이 직접 나가서 중국의 사신을 맞던 영은문 자리에 자주를 표방하며 독립협회가 세운 독립문을 1975년 베트남 정권이 무너지는 등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여 박정희가 청와대에서 김포공항까지 최단시간에 달릴 수 있는 길을 놓으면서 고가도로 밑에 위치한 개선문을 원래 위치에서 70미터 쯤 옮겨버렸다는 설명에는 뭐라고 할 말조차 없었다.
얼마나 지역주의적인 일인가? ‘4.19 국립묘지 성역화’는 당연한 일이지만 문민정부가 등장하고 광주복권이 가장 뜨겁게 논의되던 시기였으나 그것을 추진하면 김대중과 호남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4.19 성역화가 역 추진되었고, 역사가 숨쉬는 ‘강화도’와 공포정치의 무대였던 ‘남산’,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민주화의 역사이자 마음의 고향이었던 ‘명동성당’, 그리고 민주주의가 태어나는 ‘광장’에 이르러 2002년 월드컵 응원은 뜻밖에도 광장을 우리 품으로 찾아오는 계기가 되었고 촛불이 새로운 광장의 열기를 꽃 피우고 있음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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