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복 타러 간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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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복 타러 간 총각
  • 황호숙 지도사
  • 승인 2015.07.2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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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호숙 책놀이ㆍ그림책 지도사
장철문 글ㆍ최용호 그림 / 비룡소

 

용감하게 복을 찾아 나서는 선재의 이야기
종이판화 기법으로 정성스레 담아낸 그림책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복은 받는 걸까요? 적극적으로 부딪혀서 따오는 걸까요?

선재는 짚신을 삼고 어머니는 산나물을 뜯어 장에 내다 팔아먹고 사는데 매일매일 죽이야. 고기가 다 뭐야. 선재는 태어나서 쌀밥 한번 구경을 못했어,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가 선재네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왔어. 어머니는 죽 두 그릇을 세 그릇으로 똑같이 나누어 할아버지께 드렸지. 매일 찾아와도 선재랑 어머니는 싫다는 말 한마디 않고 나누어 먹었지.

이렇게 착한 선재 총각은 어느 날 “할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가난해요? 어떻게 하면 잘살게 돼요?” “복을 타면 잘살지”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선재는 그날로 서쪽하늘 서쪽나라로 복을 타러 길을 나섭니다. 험난했겠지요. 묵묵히 길을 갑니다.
땅이 끝나는가 싶은 곳에 외딴 기와집이 있고 예쁜 색시가 있었어요. 예쁜 색시는 “저는 원래 하늘 사람인데 죄를 짓고 땅에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서쪽하늘 서쪽나라에 가면 어떤 사람이 제 짝이 될지 좀 물어봐 주세요”하자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지요. 또 가다가 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우리는 어려서 몹쓸병에 걸렸는데 하늘에도 못가고 땅에 다시 태어나지도 못하고 있어요. 이 꽃밭에 꽃이 피면 다시 땅에 태어 날 수 있다는데 아무리 물을 줘도 꽃이 피지 않아요, 언제쯤 이 꽃이 필지 물어봐 주세요.”

그러마 하고 철썩 같이 약속하고는 넓은 강을 만납니다. 큰 용이 불쑥 나오더니

“내가 이 강 지킴인데 우리 아들 손자 까지 다 하늘로 올라갔는데 나만 못 올라가고 있다. 거기 가거든 나는 어째서 하늘로 못 올라가는지 좀 물어봐 다오. 내가 이 강을 건네주마.”

용이 데려다 준 산꼭대기 문을 열어보니 회오리바람이 불어요. 몸이 산산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아도 서쪽 하늘만 생각하고는 눈을 떠보니 선재 총각네 집으로 와서 죽을 먹던 그 할아버지가 인자한 모습으로 선재총각을 보고 있는 거네요. 
간절히 답을 기다리는 선재에게 “어디 정해진 복이 따로 있다더냐? 여기까지 걸어온 그 정성으로 살다보면 복을 받는 날이 오겠지”하니까 이 총각 말문이 딱 막히는 거야. 그저 깊숙이 허리 숙여 절을 하고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 하겠기에 처녀와 아이들과 용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서 돌아왔데요.
으흠 어떻게 되었을까요? 후훗 질문에 답이 이미 나와 있지요.
그림을 그린 최용호 작가는 오랜 시간 정성들인 종이판화 기법으로, 하드보드지에 밑그림을 그린 다음 종이의 높고 낮음에 따라 칼로 오리고 찢어낸 후 롤러로 잉크를 올려 프레스로 찍고 채색하는 기법이라고 해요. 이렇게 한 장 한 장 그려 내어선지 복을 찾아 떠난 선재총각의 간절함을 생생하게 담아내어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장철문 작가는 세계적으로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정감 넘치는 특유의 입담과 반복감이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읽히게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복을 받는다는 점과 스스로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을 돕다보면 복이 온다고 하는 옛이야기의 마음이 녹아 있다는 거지요.
용감하게 복을 찾아 나서는 선재를 보며 아이들과 오랜만에 토론 한번 할까요. 내가 가진 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확장 시켜 낼 수 있을까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내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우와! 이야기 하다가 행복해 질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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