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책임도 없는 무책임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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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책임도 없는 무책임한 침묵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08.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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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에서 최근 군수 가족과 최측근이 비리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순창군수 비서실장인 공모씨(47)를 지난 5일 법정구속했다. (중략) 공씨는 지난해 9월 태양광업체 대표 고모씨(75)에게 “태양광사업 허가를 내주겠다”며 1억원을 요구한 뒤 5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다. 공씨는 또 2013년 11월 사무관 승진을 대가로 순창군 6급 공무원에게 3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씨는 지난달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공무원은 수사 중에 사직서를 제출해 처벌을 회피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황숙주 군수의 부인인 권모씨(57)가 구속됐다. 지인의 아들을 순창군청 기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해주겠다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황 군수는 침묵하고 있다. “측근들이 한 일이지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인과 비서실장이 군수 모르게 공무원 채용을 장담하고, 사업 인허가를 확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황 군수는 감사원 국장 출신이다. 청렴과 정의를 모토로 하는 감사원에서 평생을 근무하고 민선단체장에 당선된 그다. 공개 사과 등 도덕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이유다.“ <경향신문 8월 6일 기사>

요즘 우리 지역에서 두 세 사람이 모여 궁금해 하는 군수 측근 관련 사건의 일말을 잘 표현한 기사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황군수의 ‘무책임한 침묵’을 지적하며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기도 한, 황 군수의 요즘 모습을 보면 중앙당에서 선문답처럼 주고받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 서야 나갈 길이 생긴다.(기본도 안 된 현실과 주변 지적), ‘우산지목(牛山之木)’ 나는 싹을 먹어치워 민둥산이 된다.(시중의 측근 비리 연류, 사업 편중 의혹), ‘육참골단(肉斬骨斷)’ 자기 살을 내주고 상대 뼈를 끊는다.(과감한 기득권 포기ㆍ엄정한 기준 적용 요구) “기본도 아니 된 자들이 이런 저런 세상 이권에 간섭하니 과감하게 도려내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사자성어와 통한다.
그런데 요즘 순창에서 현실을 제대로 보고 직언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아첨하는 자는 충성하지 못한다. 간쟁하는 자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언로(言路)는 인체의 혈맥과 같은 것”이라 “언로가 뚫리지 않으면 나라에 큰 병이 생긴다”<문종실록, 신숙주> “지나친 직언을 했다 해서 벌을 주면 언로가 막히고 결국 나라와 군주는 멸망에 이른다.”<양촌집, 권근> 그래서 “역대 군주들은 과할 정도로 직언을 구했고, 신하들은 죽을 각오로 군주를 다그쳤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그러나 현존하는 지방 수령은 자신과 측근의 혐의를 지적하고 세간의 의혹을 규명하라고 요구하거나, 옳지 않다고 비판하는 꼴을 못 본다.
이미 저질렀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까지 아니라며 겁박하고 탄압을 일삼았다. <문화방송>과 <열린순창>을 상대로 정정보도 요청한 일이 그렇다. <열린순창>이 언론중재위원회의 권유를 받아 반론보도문을 게재한 ‘순창농협장 골프채 사건’은 당시는 ‘혐의’였지만 한 달 가량 지나 사실로 확인됐고 농협장은 구속됐었다. 그 골프채는 황숙주 군수 것이었다. ‘엄이도령(掩耳盜鈴)’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말로서 자신이 듣지 않는다고 남도 듣지 않는 줄로 안다”는 뜻이다. 도둑이 종을 훔치려 하였는데 너무 커 들고 갈 수 없을 것 같아 조각을 내어 가져 가려고 망치로 종을 내리쳤다. 망치로 종을 쳤으니, ‘꽝’하는 소리가 얼마나 컸을까. 그 때 그 도둑이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겁이 나서 얼른 자기 귀를 막았다고 한다. 자신이 듣지 않으면 남도 모를 줄 아는 것이니, 천하가 다 아는데 자기 눈과 귀만 막으면 남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매함이 실소를 자아낸다.이미 밝혀진 일을 속이려 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면 ‘도덕적 책임’없는 ‘무책임한 침묵’만 계속된다.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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