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고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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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고 싸우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08.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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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옮기면서 텔레비전 보는 방식을 ‘케이티 스카이라이프’에서 ‘엘지유플러스 티브이 지’로 바꿨다. 지난 주말, 티브이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 올 초 문화방송이 방영한 <오만과 편견> 21부작을 봤다.(봤다기 보다는 들었다) 연속극 보기를 좋아하는 내 기억으로 2015년 새해 벽두 공중파 3사는 공교롭게도 “비리와 권력으로 더렵혀진 세상을 향해 전쟁(?)”하는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한국방송(KBS 2TV) <힐러>, 문화방송(MBC) <오만과 편견>, 서울방송(SBS) <펀치>가 그 것이다. 물론 각 드라마에서 싸우는 대상이나 방식은 다르지만 꿋꿋하게 밀고 나가고자 하는 게 있다. ‘포기하지 말고 싸우자!’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은 서로 피터지게 싸운다. 각자가 자신의 숨길 수 없는 욕망으로 인한 불의를 덮기 위해 위장하고 나아가 사법 체계마저 일그러뜨린다. 권력을 가진 비위(非違)자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정의를 세우려 하는 자를 위협한다. 하지만 위기에 빠져도, 신체적 위협을 당해도, 앞날이 망가지는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우직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향해 정의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정의를 향한 신념을 굽히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정의를 실천할 도구를 가진 검사이거나 기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적 권한을 가진 검사마저도 현실에서 정의를 세우는 일이 녹록지 않다.

검사ㆍ기자ㆍ교수 …, 그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자들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다가가는 유혹은 더 적극적이고 매혹적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큰 불의를 가진 자가 던진 달콤한 유혹을 거절하면 상상조차 힘든 협박과 위협과 회유가 반복된다. 따라서 이들이 불의에 대항하여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의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검사나 기자에게도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이 늘 만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의 온갖 협잡과 비리들의 시작은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며 이런 사실을 밝혀내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의를 회유하는 쪽에는 정치인과 재벌이 있다. 재벌의 잘못된 인식이야 더 지적할 필요마저 없다. 그러나 민심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의 변질에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열린 행정, 주민 소통’를 강조하던 초기 모습은 간 곳이 없고 아예 ‘갈등 유발자’가 됐다. 더구나 ‘독단과 불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배짱의 배경은 뭘까. 많은 이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만 챙기면 된다는 ‘오만과 편견’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내치는 것은 주민 참여와 자치를 막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자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다.

제대로 일하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 주어진 방식이 진실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캐내겠다는 용기만으로 이겨내기 어려운 현실을 우리는 안다. 비리를 감추고, 불의를 돕는 세력이 멀리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정의를 세우는 일은 어렵고 희박하다. 더구나 드라마 속 ‘검사’나 ‘기자’는 소수이지만 은폐를 돕고 방관하는 이들은 다수다. 기성세대가 사익을 위해 세상과 타협하고 그 작은 타협과 방관이 이 사회가 추구한 정의를 무너뜨린 역사적 교훈과 사실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직하게 정의를 고수하려는 이들에게 용기를 줘야 한다.

<힐러>나 <오만과 편견> 속의 ‘검사’도 <펀치> 속의 ‘기자’는 아니지만 권력의 오만과 편견을 비판하고 감시하며 안타까울 정도로 융통성이 없어 보이더라도 지역에 정의가 세워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우자!’고 다짐하며 바른 생각을 가진 주민들의 격려를 구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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