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표변/ 과실이 있으면 인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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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표변/ 과실이 있으면 인정하고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9.02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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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 임금 군 子 아들 자 豹 표범 표 變 변할 변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12

미운 놈!
스포츠 게임을 하다보면 처음엔 그저 운동으로 즐기다가 동네시합에 결승이라도 올라가게 되면 만만치 않은 상대에게 주눅이 들지만 정신을 집중시킨다. ‘상대가 강하면 나를 보전하기에 힘쓰라 했던가.’ 게임에서도 먹히는 법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정말 미운 놈이 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나를 알아주지 않고 폄하해서 같이 있는 걸 싫어하고 내가 옳은 데도 동조하지 않고 편 가르기에 열심이고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면서 먹잇감을 사냥하듯 꼭 그런 놈이 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흐르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둬? 반목과 미움도 손바닥이 마주 친 소리와 같아서 나의 잘못도 일정부분 인정하고 갈등에 대한 책임마저도 인정해야 되지만, 단지 인정하기 싫을 뿐이다. 군자의 도를 표방해서 거울의 법칙을 써 봐? 내가 먼저 웃어 주면 너도 따라 웃어주겠지. 그때쯤은 비로소 진정한 용서와 화합의 미소가 나오겠지요!

「역경ㆍ혁괘사(易經ㆍ革卦辭)」에 나온다. 대인호변 군자표변 소인혁면(大人虎變 君子豹變 小人革面) : 대인은 범처럼 변하고 군자는 표범처럼 변하나 소인은 얼굴빛을 고친다.
상기 표제 성어원문을 좀 더 자세히 해석하면, 군주(君主)는 호랑이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털을 갈고 변하는 것처럼 말이나 행동이 뭇사람들의 표준이 된다. 군자(君子)는 표범의 털이 가을이 되어 아름답게 변하는 것처럼 그 행위가 빛난다. 또 덕이 없는 소인은 얼굴을 꾸미고 새로운 군주를 따르도록 마음을 써야한다.
이것을 봉건사회의 윤리로 보면, 가을이면 표범의 털가죽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변하듯 군자의 공로와 업적이 찬란하게 빛나게 하려면 군자도 자신에게 과실이 발견되면 뚜렷한 태도로 신속히 고쳐나가야 하고, 지위나 덕이 없는 작은 사람들은 이에 맞춰 태도를 바꾸어 임금에게 충성을 하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진다. 
좀 더 부연하면, 조정의 군자들이 혁명의 마무리 사업에 노력하여 세상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마치 가을에 새로 난 표범의 털처럼 아름답다는 것이고, 소인은 군자처럼 자기 변혁을 꾀하지는 못하지만 이제까지의 그릇된 방향을 바꾸어 바른 방향으로 향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 성어는 원래 군자가 변화에 대응하는 민첩성과 확실한 전환을 갖고 있는 것을 칭찬하는 말이었다. 즉 자기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 바로 미련을 버리고 나를 과감히 버리고 고쳐나가는 것이 바로 군자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언론매체들은 ‘태도나 입장을 예사로 바꾸는 것을 비난’하는 말로 쓰고 있다. 즉 ‘자신의 주의와 주장 또는 행동을 지조도 없이 하루아침에 싹 바꾸어버리는 비겁한 행위’를 비난할 때에 쓰고 있는 것이다. 원래 좋은 의미가 나쁜 의미로 표변된 것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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