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126)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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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126)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5.09.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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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유시민 저. 「어떻게 살 것인가」

황금어깨를 서로 기대며 출렁이는 들판의 벼는 농촌의 대표선수들이다. 기대 속에 선발 출전한 이른 벼가 초라한 가격으로 퇴각하는 바람에 농부의 희망은 그만큼 일찍 무너져버렸다. 요즘은 그래선지 나이 많으신 농민들이 부쩍 한 말씀들 하신다. “농촌에서는 이제 해 묵을 것이 하나도 없어, 이대로 가면 진짜 큰 일 났네” 
내가 살아온 인생도 이제 결실을 내 놓아야 하는 가을의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잘 살아왔을까? 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감은 느껴졌다. 게을렀지만 책을 꾸준히 가까이 한 것이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다는 생각에 안도가 되었다.
정계를 떠나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다가 글을 쓰는 지식소매상이 되었다는 작가 유시민을 만나면서 그가 가진 지식의 방대함에 질투가 났지만, 나와 나이가 같은 탓인지 친밀감이 있었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과 행복한 삶을 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이야기로 그는 삶의 핵심을 좁혀주고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시작하는 말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니, 마음 가는 대로 살자!”는 것이었다. 살을 붙여보면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살자!’는 말로 이어졌다. 청년은 그래서 상처를 입어도 혼자 일어나야 하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해서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잘할 수 있게 꾸준히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는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죽음이 삶의 완성이고,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드리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이었다.
불후의 명작 오적을 쓴 김지하, 김동길, 한광옥, 한화갑 등이 나이 들면서 변한 것은 변절이 아니라 생물학적 퇴행으로 인한 뇌신경세포의 뉴런의 수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으로 포용하고 있었다. 인체과학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책에 제시된 여러 내용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느껴질 만큼 깊이가 예사롭지 않았다. 자신도 진보주의자라고 자처하지만 삶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신념의 도구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고 싶다는 욕망보다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이끌리는 삶이나,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사는 것”을 경계했다.
결국 ‘의미 있고 기쁜 삶을 사는 것’이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핵심 방향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구체적 내용이 곧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결론이었다.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는 것이다.
마틴 셀리그만 이라는 임상심리학자가 수많은 관찰과 상당사례에서 확인한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인 “일하고 놀고 사랑하는 것 뿐 만 아니라, 타인의 고통과 기쁨에 공명하면서 사회적 공동선을 이루어나가는데 필요한 ‘연대’가 있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돈, 건강, 삶의 의미’가 있어야 존엄과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었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얽매이기 보다는, 내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가 오해하기 쉬운 ‘놀이’는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의 중요한 핵심요소였다. 가을과 함께 자유로움과 열정 설렘과 기쁨이 있는 인생을 만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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