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의 현실과 순창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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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의 현실과 순창의 현황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0.11.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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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무서운 농촌 현실

풍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올 쌀농사는 엄청난 흉년이다. 들녘 현장에선 수확량이 작년 대비 20%이상 감소하리라 판단한다. 그럼에도 끝도 없이 추락했던 산지 쌀값은 요지부동 오를 생각을 않고 있어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풍년일 때도 그리고 흉년일 때도 쌀값은 똥값이 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얼마 전 정부의 쌀값대책은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쌀값안정과 농가소득증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본지는  1. 쌀값 폭락의 현실과 순창의 현황  2.정부의 쌀 대책의 문제점과 농민들의 주장  3. 순창 쌀 대책을 위한 관계자 좌담회 등 3회에 거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1990년 100원 하던 라면 값이 800원으로 오르고 시내버스비 100원이 1000원으로 10배나 오르는 사이에 비료ㆍ농약ㆍ기름 값, 농기계 삯은 몇 배로 뛰었는데 쌀값은 유행도 모르는지 20년 전으로 떨어졌다. 앞산보다 커져버린 농가부채에 발목 잡혀 오도 가도 못하면서 어중간한 나잇줄에 농사 말고 할 게 뭔지 밤마다 헤맨다.”

- 8월 24일 여성농민의 글 중에서

통계청이 지난 5일 조사한 전국 산지의 평균 쌀값은 80킬로그램(kg)에 13만8000여원 선이다.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14만7116원보다 6%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50년대 이후 역대 최저치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 지역의 경우 조곡 40kg 한 가마가 4만원에 팔리고 있어 전국 쌀값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11만원대이다. 쌀 1kg에 1400원이 채 안 된다.

1kg에 1400원이라고 가정하면 가장 많이 먹는 750원짜리 신라면을 2개 사 먹으려면 100원이 모자란다. 아이스크림(브라보콘) 한 개 사먹으려도 200원 모자란다. 통 크게 쌀 한가마니 팔면 자장면 30인분밖에 먹을 수 없다.

작년보다 비료 농약 등 농자재 가격도 올랐고, 또한 4대강이란 전국적인 삽질로 농지가격도 올랐다. 품삯도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인상이 되었는데 단지 쌀값만은 끝을 모르고 하락하여 20여년전 가격으로 돌아가고 있다. 작년의 경우 풍년이라고 쌀값이 떨어졌지만 올 해는 전에 없는 흉년이 들었음에도 쌀값이 더 떨어졌으니 농민들은 농사짓기가 정말 무서운 현실이다.

태풍 곤파스와 집중호우로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434만6000톤에 그칠 것이다. 지난해보다 전국 평균은 11%, 전북평균은 13%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순창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심해 약 20%이상 감소되리라 행정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햅쌀 가격은 오히려 역대 최저로 하락한 것이다.

주된 이유는 정부의 쌀 재고 과다에 있다. 현재 정부의 쌀 재고량은 149만2000톤 정도. 지난해보다 약 50만톤이 늘어났다. 적정 재고량의 두 배가 훨씬 넘는 양이다. 정부는 재고미를 관리하는 창고비용만으로 연간 42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쌀 재고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얼마 전 농협 및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재고미 만도 40만7000톤으로 집계된 바 있다.

더욱이 쌀 수입개방 협상으로 인해 해마다 2만톤 씩 늘어나는 쌀 의무수입물량이 차곡차곡 쌓여 현재 32만7000톤에 이르고 있으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속해오던 연간 40만 톤의 대북지원 물량이 이명박 정부 이후 3년째 중단되면서 재고량이 증가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8월 31일 올해 쌀값안정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에도 쌀값은 요지부동 오르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와 농협 관계자들은 근본적 대책으로 대북 쌀 지원 재개와 쌀 농가소득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군 행정당국에 의하면 우리 지역의 쌀 식부면적은 5812헥타르(ha)로 4701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올해 총생산량은 조곡 40㎏로 약 100만 가마를 예측하고 있다. 1ㆍ2차의 공공비축곡 약 13만 가마(13%)와 농협계약 재배물량 약 27만 가마(27%), 여기에 자가 소비량 약 23만 가마(23%)등을 빼면 약 37만 가마가 개인 판매나 잔량으로 남아 값싼 시중시세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대비 수확량의 감소는 현 시세로 계산하여도 80억 원 정도의 쌀 소득 감소로 이어져 농가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었다.

농협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작년에도 대부분의 농협이 나락매입에 따른 손실이 있었으나 올 해는 더 더욱 사업 적자 폭이 커져 경영상의 어려움을 보고 있는 것이다. 수확기 쌀값이 다음 해 5 ~ 6월 단경기에 올라가는 이른 바 계절진폭이 사라지고 오히려 역계절진폭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순창을 비롯한 농업 농촌은 사실상 초토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의 근본 대책은 우선 정부의 쌀 정책 전환에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차원의 적극적인 농가소득 보장이나 쌀 경쟁력 대책도 필요하다. 미봉책이 아닌 식량기지로서의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현장에 맞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어느 해보다도 을씨년스런 가을 추수철이다.

다음 호에는 정부 쌀 대책의 내용과 문제점 그리고 농민들의 주장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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