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짚풀 공예가 이을영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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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짚풀 공예가 이을영 할아버지
  • 김민성 위원
  • 승인 2010.11.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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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을 명맥 잇는 우리시대 예술가'

근심 없는 마을, 유등면 무수마을. 이 마을 이을영(79) 할아버지는 마을 이름만큼이나 이 마을의 표본이다. 걱정, 근심거리를 한 아름 안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낮에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하고, 밤에는 서화와 짚풀공예가로 살아왔다. 한국서예연구회 주관 신춘휘호대전과 고창동백서화예술공모대전에서 입선하는 등 대외적으로 상당한 실력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지난 장류 축제 중에도 짚풀공예품을 선보여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재현했다. 


- 지난 장류축제 기간 중 짚풀 공예품을 전시해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재현했습니다. 소감은 어떠신지요.

△ 그나마 이런 축제가 있어 자극제가 되고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줍니다. 인근 전주, 남원, 무주, 장수는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장류축제를 통해 30만 원 정도 판매를 했습니다. 돈 액수는 얼마 안 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선생께서는 문화고을 순창에서 서화와 짚풀공예의 명맥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이런 공부를 하신 건가요.

△ 제가 이런 분야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어디서 가르침을 받은 것도 없습니다. 혼자 익히고 연습한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순창농고 4학년시절 6.25 전쟁이 발발,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11사단 보급품 지원 역과 동계 의경 생활을 마치고 23살에 결혼 후  이듬해 군에 입대하게 됐습니다. 총 합하면 7∼8년을 군에 복무한 셈이었는데 대구수송대와 울산항만사령부, 육군병원에 있으면서 내무반에 글과 그림을 하나하나 걸면서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다가 1979년 새마을사업에 대한 응모전에서 처음으로 입선을 하면서 큰 전환기가 되었고 이후 의욕적으로 글과 그림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 낮에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주로 밤에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작품을 의뢰받기 시작했습니다. 글은 주로 애국적인 문장이나 시를 많이 쓰고 그림은 호랑이와 학 등을 그립니다. 호랑이의 저돌성을 배우라는 뜻에서 그리고 학은 장수를 상징합니다. 달마도는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해도 더 이상 늘지 않는 것 같아 만족이 없습니다. 저는 평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이 사진을 두고 그림을 그려봅니다. 제가 그린 서화가 각 가정이나 사무실, 다방 등에도 많이 걸려 있습니다. 좋은 뜻만큼이나 좋은 느낌으로 보관되기를 항상 바랍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거든요.

- 짚풀공예는 어떤 연유로 시작했는지 궁급합니다. 재료는 무엇인가요.

△ 짚풀공예는 10여년 됐습니다. 축제나 행사가 있으면 좀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제의를 받고 시작했습니다. 짚풀공예품은 전주 같은 곳에 가면 가격도 높고 인기가 좋습니다. 3번 정도 전주 행사에 참가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재료는 닥채나무 피나 왕골, 토끼풀을 사용합니다.

- 우리 것을 지키며 작품을 하시는 분의 입장에서 문화고을, 순창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시골에서는 제 활동이 맞지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따라서 우리 순창에서도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려주기를 바랍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더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간다는 강천산에 농산물 매장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민속공예품도 전시ㆍ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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