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해캄이 전하는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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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해캄이 전하는 가뭄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10.0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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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자주 다니는 기자는 섬진강을 자주 간다. 주로 배스를 잡으러 가다 최근에는 쏘가리에도 흥미가 생겼다. 한 마리도 못 잡고 오는 날이 많긴 하지만 아쉽지는 않다. 섬진강 순창 구간은 장구목부터 향가유원지까지 어느 곳이나 가도 풍경에 취할 수 있으니 굳이 고기가 목적이 아니어도 된다.
그런데 올해부터 이 섬진강에 가뭄의 흔적이 점점 드리워져 염려된다. 평소보다 수위가 낮아졌고 작년까지 드물었던 해캄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담수 조류인 해캄이 강에 많다는 것은 매우 느리게 흐르고 있다는 것, 유입되는 수량이 적다는 의미다. 현재 군을 통과하는 섬진강은 옥정호에서 내려오는 물과 오수천 물이 만나 본류가 형성된다. 올해 오수천의 수량은 가히 실개천 수준이었다. 옥정호는 저수율이 7%,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물이 차있던 운암대교 교각은 완전히 드러났다. 이런 가뭄의 결과들이 섬진강 해캄이다.
물난리라면 이것도 물난리라고 봐야 한다. 당장 내년 식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옥정호의 최소 방류량은 아직 유지하고 있지만 그나마 남은 물을 보내기가 어려워지면 군 상수원도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저수지나 댐은 통상 봄비와 여름 장마에 받아둔 물이 있어야 이듬해까지 쓸 수 있다. 물골이 드러난 옥정호를 보면 지금의 방류량도 많아 보인다. 한 자릿수 저수율로 내년 봄까지 버틸 수 있다고 낙관하기 어려운 것이다.
해캄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의미는 수질 악화다. 지금까지 섬진강 순창구간은 최상류인데다 오염원이 별로 없어 깨끗한 수질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해캄은 부영양화의 상징, 녹조식물이다. 정수과정을 거쳐서 공급되는 상수도라지만 그 상수원이 깨끗하면 깨끗할수록 주민들은 더 좋은 물을 취할 것이고 군에서도 정수 비용을 적게 들일 수 있다. 물이 많아지더라도 걱정이 한 가지 있는데 옥정호의 드넓은 초지가 물에 잠기면 썩은 풀이 부영양화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썩더라도 낙동강 ‘녹조라떼’ 수준은 아니겠지만 좋지 않은 소식임은 분명하다.
봄 가뭄부터 마른장마까지 올해는 정말 비가 드물게 왔다. 농작물에는 적절한 가뭄이 좋다지만 강과 마른 저수지를 보니 내년이 염려된다. 비가 오지 않으니 지하수가 언제까지 물을 뿜어줄 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우려가 현실이 됐을 때 신속히 관정을 팔 수 있는 수맥을 알아두거나 비상급수시설 점검 등의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
섬진강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가뭄을 남의 일로 보지 않아야 할 이유를 섬진강에서 발견하니 루어(낚시미끼)를 던지는 마음에도 불편함이 생겼다. 잉어가 배를 까며 물장구 치고 쏘가리가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을 봤고 쌕쌕거리는 수달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배스가 판을 치긴 하지만 아직은 흔히 볼 수 있는 이 수생물 주변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유심히 관심가져야 할 때다.

<해캄> : 녹조류 별해캄과에 속하는 담수 조류. 머리카락 모양의 사상체로 전 세계에 150여 종이 분포한다. 호수나 늪 따위의 민물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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