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모상/ 부분만 알고 전체는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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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모상/ 부분만 알고 전체는 모르는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10.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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盲 소경 맹 人 사람 인 摸 더듬을 모 象 코끼리 상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15

한ㆍ중수교가 이뤄진지 어느 덧 20년이 넘었다. 이제는 중국 사람들이 우리를 더 잘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대장금>의 주인공으로부터 최근 케이팝(K-POP)의 멤버이름까지도 기억한다. 이런 가운데 때로는 우리의 정치ㆍ경제ㆍ문화 등을 맹인모상(盲人摸象)하여 전체를 잘 모르고 말하는 것이 눈에 보이기도 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우리도 중국을 그렇게 보고 있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빠른 세상에 ‘이 산이 아닌가 봐?’ 하고 저산으로 가기에는 너무 늦다. 정확히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옛날 인도에 한 왕이 문득 ‘진리가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떠올라 코끼리 한 마리와 맹인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왕은 코끼리를 본 일이 없는 맹인들에게 코끼리를 만져보게 하고 생김새를 물었다. “말해 보거라.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더냐?”
맹인들이 각자 코끼리 몸 가까이에 자리를 잡은 후 코끼리를 자세히 만진 뒤 제각기 떠들어 말했다. 상아를 만진 자는 코끼리가 큰 무 같다고 말하고, 배를 만진 자는 토기항아리 같다고 말하였다. 귀를 만진 자는 곡식을 까부르는 키 같다고 말하고, 꼬리를 만진 자는 새끼줄 같다고 말하는데, 허벅지를 만진 자는 돌절구 같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코끼리의 모양에 대하여 모두 다른 모양이라고 하면서 게다가 자기의 의견이 절대 맞는 것이라고 우겨대는 것이었다.
왕이 듣고 어이가 없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일어나 우선 그들에게 상금을 주어 내보내고 나서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코끼리는 하나이거늘, 저 여섯 장님은 제각기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을 코끼리로 알고 있으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옳다고 여기며 남이 틀렸다고 우겨대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 않으냐? 진리를 아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라.”
사물의 일부만을 보고 함부로 결론을 내리는 좁은 소견을 이르는 말로, 부분만 알고 전체를 알지 못하거나 멋대로 추측하는 경우에 쓰고 있다. ‘사실에 근거하여 전면적으로 보아야 하며 일부분만을 보고 결론을 함부로 내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 우화는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바른 눈과 깊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고집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한 것이다. 남의 말에 쉽게 따르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자기주장만을 계속 고집하는 행위도 옳지 않다는 교훈이다.  
유사한 성어로 이편개전(以偏槪全)이 있다. ‘일부를 전부로 추단하여 착오를 일으키다. 일부로 전체를 평가하다. 한 측면으로 전체를 개괄하다’는 뜻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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