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129) 삶의 모든 순간이 편집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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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129) 삶의 모든 순간이 편집의 순간이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5.11.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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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김용길 저. 「편집의 힘」

신문 편집의 요령은 가장 중요한 핵심을 선택하고, 주제에 따라 나누어 배치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널려진 것을 재배치하여 독자가 보기 쉽도록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다음의 일이다.
종합일간지 최고의 뉴스편집자로 꼽히는 저자는 “신문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고, 가장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읽는 즐거움이며, 최고의 글쓰기 교재이기도 하다”라는 말로 신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언론의 보도에는 즉각 대응하되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언론을 탓하여 감정적 소모전을 피하며, 취재진은 공평하게 대하고, 노코멘트라고 말하지 말라 충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가 된다는 말로 해석 되었는데, 언론에는 안 보이는 힘이 있다는 말을 숨겨서 표현해 놓았다.
신문 편집의 요령을 읽혀두면 온라인 뉴스, 학교신문, 단행본, 잡지, 소식지, 장문의 문자를 보낼 때만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버리지 못한 물건으로 가득 찬 방을 정리하거나, 안고 갈 사람과 버리고 갈 사람을 구별할 때, 은퇴 후 인생 이모작을 설계할 때 등 지금의 나의 존재를 최적화 하는데 있어서도 편집력은 가장 필요한 삶의 도구였다.
삶의 편집은 벌어진 사태를 차분히 응시하며 본질을 찾는 것이 먼저 필요했다. “사실과 진실을 구별하고,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선별하며, 가장 본질에 가까운 핵심으로 단순화하여 압축하고 그것을 실행하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말과 생각, 넘치는 물건과 공간, 흐트러진 일과 관계를 단순하게 만들어 가장 본질에 가까운 핵심으로 만들라는 말이다.
왕정시대에 주민자치가 실현되기를 소원했던 조선 최고의 통섭적 지식인 다산 정약용,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고 디지털 기술과 감성의 결합을 추구한 21세기를 이끈 창조자 스티브잡스, 천하의 형세를 편집한 천재 전략가 제갈공명,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압축시켜 전개하고 문장에 언어적 장단을 얹어서 변주하는 소설가 김훈 등은 저자가 소개한 편집력의 달인들이다.
편집력은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력서를 꾸미기위한 편집력은 작고 큰 경험, 감동적 경험을 한 편의 스토리로 집대성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스토리를 남들과 다른 발상으로 실현시키려고 노력한 과정을 적은 것이고, 중년에게 필요한 편집력은 감정에 솔직해져서 자신을 억압하지 말 것,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것,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으나 빡빡한 현실 때문에 미뤄둔 일을 시작하는 등 은퇴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했다.
“진정성 있는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꾼다. 단순한 것이 강하다. 집중하는 것이 최고의 편집력이다. 시선을 잡는 제목이 필요하고, 독자의 시선을 고려하되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사실을 축소하지도 부풀리지도 마라.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분명하게 명시하라. 인터뷰는 두 세 문장으로 간결하게 준비하되, 결론을 먼저 말하고 ‘왜냐하면’으로 근거를 대는 방식으로 진행하라”는 것이 책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입시와 취직 은퇴에 이르는 삶의 보편적인 문제나, 절망으로 내몰린 청년과 농민과 비정규직의 문제, 현안인 역사교과서 문제와 무너지는 정의와 공정성 등 우려되는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근원은 무엇일까? 압축하여 답을 찾아 볼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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