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38) 말의 길 (言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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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38) 말의 길 (言 道)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5.12.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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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자부지지자불언(言者不知知者不言)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하며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노자> 말은 세상을 만들고 인간관계를 만든다. 선악 시비는 시대와 경우에 따라 달라지며 지혜의 눈은 자기 시야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지혜의 한계를 아는 자이다. 나의 지혜가 숨겨진 악을 못보고 내가 하는 말이 세상의 악을 돕는다면 나는 세상에 죄를 짓는 것이다. 욕정이 담긴 말에는 눈이 없고 눈이 없는 말은 나를 잡는 덫을 놓고 함정을 만든다. 때문에 말의 위험을 아는 자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

 

 

선한 말은 다른 사람과의 생각 교통수단으로 사람이 가야할 길을 만들고 이행하는 방편이다. 바르고 순리에 맞는 충분히 잘 숙성된 참된 말은 세상을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묘약이고, 침묵의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 욕정이 묻어있는 가벼운 말은 근심과 걱정거리를 만든다. 도리가 아닌 욕망을 자극하는 말은 화려하지만 세상의 병을 만들고 인간관계를 갈라놓는다. 떳떳하고 의로운 말은 포장하지 않는다. 진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말이 가볍지 않고 진솔한 사람은 말을 꾸미지 않으며 수수하고 담박하다. 포장이 아름다운 말에는 덫이 숨겨있다.

말은 세상의 선악을 만든다. 말에는 참 말과 거짓말이 있다. 참 말이란 진실하고 정의로우며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 세상의 화해와 행복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한다. 세상의 보통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이익을 좆아 살며 눈앞의 이익은 진실과 정의를 훼손하면서 거짓말을 만들며 거짓말은 악을 만든다. 욕정을 자극하는 말에는 사람을 해치는 재앙이 숨겨있다. 권력의 욕심은 국익이라는 말로 대결과 증오를 선동하고 인간의 소통을 막는 국민간의 대립을 조장하여 전쟁의 범죄를 만들고 약자들의 인생을 대가로 지불하게 한다.

속이 가벼운 사람은 진실도 지혜도 없는 입술로 말하고 속이 깊은 사람은 진실의 가슴과 지혜의 머리로 말한다. 속이 가볍고 허술한 사람일수록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말이 많고, 내공이 튼튼한 사람일수록 남의 말을 많이 듣고 자기 말을 줄인다. 마음 수양이 극치에 이르면 그의 이성은 시공을 초월하고 지혜는 고금동서를 관통하며 감정은 희로애락의 욕정에서 해탈하는 비움의 경지에 이르러 언재나 남을 배려할 여유가 있다. 말은 적을수록 권위가 더해진다. 침묵 속에서 충분히 숙성된 말은 잘 다듬어지고 시의적절할 때를 맞추기 때문이다.

욕정은 어리석고 증오와 분노는 재앙을 품고 있다. 현명한 사람은 욕정에 속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재앙을 만들지 않는다. 기쁘고 즐거우면 말이 가벼워져 어리석음을 만들고 화가 나면 말이 추악해지면서 자신의 함정과 덫이 되어 되돌아온다. 선하고 신중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아낀다. 듣는 사람의 입장이 배려되지 않는 말은 눈먼 말이다. 상대를 상하게 할 말은 나에 대한 악감정을 만들어 상대와 나 모두를 상하게 하며 험담은 자신의 품위를 먼저 떨어뜨리고 적을 만들며 적으로 하여금 나를 훼손하게 하는 어리석음이다.

말은 도리를 밝히는 수단으로 인생을 보는 나와 다른 생각을 탐색하며 교환하면서 갇힌 자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이 듣고 적게 말하는 사람이다. 많이 듣게 되면 상대에게 호감을 얻게 되고 상대를 더 많이 알게 되며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더 많이 생각하면 실수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도리에 맞는 말을 내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듣기 싫지 않게 하는 것이다. 기회를 기다리는 침묵의 숙성은 통찰의 지혜를 넓히고 깊게 함으로서 말의 무개를 더해준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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