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78)/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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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78)/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라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5.12.10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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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78

12월의 연가
-김준태 -
겨울이 온다 해도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
멀리서 밀려오는 찬바람이
꽃과 나무와 세상의 모오든 향기를 거두어 가도
그대여, 나는 오히려 가슴 뜨거워지리
더 멀리서 불어오는 12월 끝의 바람이
그 무성했던 그림자마저 거두어 가버릴지라도
사랑이여, 나는 끝끝내 가슴 뜨거워 설레이리
저 벌판의 논고랑에 고인 조그마한 물방울 속에서도
때로는 살얼음 밑에서도 숨쉬며 반짝이는 송사리떼들
그 송사리떼들의 반짝임 속이라도 내마음을 부벼 넣으리
어쩌면 상수리 나무 몇 그루처럼 산등성이에 머무는
우리 시대 그대여, 겨울의 그 끝은.
오히려 사랑의 처절한 불꽃으로 타오르리
지금은 두 손뿐인 그대여.

시방 와서 겁나게 가심을 울리는 말들과 글을 냉겨 놓은 인디언 부족들에게 12월은 워떤 달 이었을까라? 궁금 안허요. 씨잘데기 없는 생각 말고 두 손 뿐인 서울떽 묵고 살꺼나 걱정 하라고 눈 흘김서 퉁새기 주시겄지만 아이구메…, 인자 서울떽 글 읽을 일도 따악 두 번 밖에 안 남았응께 너무 팍팍하게 뭐라 허지 마시구요. 흠흠 허벌나게 존 일 한다고 귀 기울여 들어 보씨씨요. 잉! 첫 눈발이 땅에 닿는 달,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다른 세상의 달, 늑대가 달리는 달, 나무껍질이 달라지는 달, 침묵 하는 달, 무소유의 달이라고 혔등만요. 인디언들은 12월을 요로코롬 부름시롱 무신 생각과 맴으로 준비를 했을까요. 혹여 시방 지처럼 헛헛하고 허탈한 듯 험서도 추운 겨울날을 밟히면서 일어나는 보리처럼 무소유로 침묵하는 걸 알아 차렸던 걸까라. 흐미 궁금하면 못 참는디 워졀까라!

 

서울떽 백수여서 오랜만에 한양 올라가서 뒹굴 뒹굴 놀다 왔구만요. 시상에나 만상에나 아그들도 없이 냄편도 놔 두고 혼자 올라가서 5일동안 속 편하게 놀다 온 경우는 순창 땅으로 시집와서 처음이었당께요. 인디언들 말대로 완죤히 다른 세상의 달이었당께요. 흐흐 아조 다락에 숨겨둔 꿀맛처럼 허벌나게 재미졌제라. 왜냐하면 가만히 누워 있어도 알아서 먹고 픈 음식에 밥 챙겨주제. 안주 할만한 맛난 음식 놓고 엄마랑 동상들이랑 쐬주 잔 높이 쳐들고 건배도 외쳐불제, 치우고 커피 타주고 건강에 좋은 음식도 다 알아서 해중게 뒹굴 뒹굴 놀수 박에 없제라. 근디다가 하이구메, 아조 멋진 오라버니와의 2015년 인연 땜시 뮤지컬도 두 개나 봤당께요. 지가 실은 제 윗 오라버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오빠라는 소리를 아무에게나 잘 못해요. 그래서 오지게 오빠 같이 느끼는 분에게만 어쪄다가 한번씩 오라버님이라고 호칭을 써 먹제라. 지가 또 한 수줍음 하거들랑요. 이 오라버니는 블루베리 수확체험 하시러 온 관광객들 중의 한 분이셨는데 활발한 열정들을 가지신 분들이 순창으로 강천산 등산 겸 블루베리 체험 겸 오신거제요. “순창에서 가장 황홀한 여자 황 호숙입니다, 모다들 황진이라고 부릅니다” 라고 소개를 하다가 보니 같은 우주 ‘황’씨에 빛날 ‘호’자 항렬까지 똑같은 거예요. 바로 남매지간이 되었지만 어색했제라. 서울가신 오라버니께서 극단 대표를 하시다 봉께 매일 공연 보러 오라고 야그 허시는거예요. 함양 정읍 부안 고창 공연이 있을 때 마다 일일이 문자를 넣어주시는데 바쁜 농사꾼 아지메가 갈수도 없고 저녁때마다 수업도 있고 죽겄드라구요. 마침 아그들 가르치던 학원 선생도 그만 두었던 때고, 세룡마을 어메들과 하던 수업도 발표회까지 끝내고 어찌어찌 백수가 되었던 거제요. ‘때는 요때다’ 싶어서 올라가기 전 예매도 해 놓았더니 재미진 뮤지컬 드라마있다고 소개도 시켜줘서 두 편이나 보고 왔지요. 오랜만에 엄마랑 남동상, 여동상이랑 손잡고 뮤지컬을 보는 재미를 맛 보았제요. 황홀한 인연들로 맺어져서 황홀한 문화 생활로 서울 떽이 오랜만에 거시기헌 서울떽이 되었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도 만나서 왼갖 수다도 떨고 옛날 옛적 살던 이야그도 하면서 새벽녘부터 고등학교 시절 꿈 많던 이야그도 하고 흥얼거리기도 하면서 이런 친구를 둘수 있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항상 남편과 시댁 식구들과 아이들만이 나의 전부인 것처럼 살다가, 아니구나, 정말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라는 깨달음도 주었던 5일간이었어요.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

아­아 민들레
뜨거운 가슴 수천수백의
꽃씨가 되어
아­아 해방의 봄을 부른다
민들레의 투혼으로”

지가 참말로 좋아하는 노래 가사처럼 되고 자파서 순창에 내려오고 농사지으러 내려 왔는디 나이 50에 혼자 서 있기도 위태 위태 하다봉께 사람 노릇 못하고 사느라 오지고 재미지게는 못사는 구만요. 서울에서 너무 외롭고 불안했던 마음을 다 비우고 추스르진 못했지만 워쪄겄어요.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라. 서울떽만 힘들랍뎌. 사람 사는게 다 그렇제라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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