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지 말라, 항의하고 참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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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지 말라, 항의하고 참가하라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12.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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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청 마당에 지난달 농민들이 쌀더미를 쌓더니, 지난 주중에는 ‘노조탄압’을 주장하는 초라한(?) 천막 한 개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해마다 쌓는 쌀더미는 우리 땅, 우리 밥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농민들의 생존권에 무관심한 농정에 대한 항의다. 더구나 지난 선거에서 쌀 한가마 가격을 22만원까지 올려주고,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호언장담하여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밥쌀용 쌀마저 수입하고, 칠순 농부를 죽음으로 몰아붙인 이 형국에 대한 원망이다.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민주노총과 대립하고 있는 정부는 이미 각 자치단체에 전공노 사무실 폐쇄를 요청하고 강제폐쇄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부 사무실 제공 문제는 국가의 권한이라기보다 자치단체장의 권한이다. 순창군수는 교부금을 앞세워 압박하는 정권의 탄압에 자신의 고유한 권한을 생각않고 아니 얼씨구나 하며 버린 것으로 보인다.

한 논객은 “박근혜 정부는 난폭하고 급진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는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넘쳐난다”고 일갈했다. 그는 “노조의 악마화, 행동대의 적극적 활용, 언론 장악,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겁박, 기본권의 제약 등”을 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독한 상태다고 규정했다.

군정도 마찬가지다. 선거를 도운 측근과 토호를 중심으로 권력과 이권을 배분한 지 이미 오래다. 공직은 물론 관련 일자리까지 농단하며 지역사회의 신분과 부를 독점하고, 공정한 경쟁을 용납지 않는다. 따라서 양극화는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끊어진지 오래며, 직업과 신분의 대물림은 새로운 차별로 고착되고 있다.

혹자는 깨끗한 시민들은 더러운 정치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선을 긋는다. 그것은 함정이다. 우리는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경구를 되새겨야 한다. 입으로는 청렴과 결백을 되풀이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정과 비리를 일삼는 정치인과 그 측근들을 감시하고 갈아내야 한다.

정치는 세상을 타협과 설득의 공간이라고 상정하고 상대와 밀고 당기는 싸움이다. 그런데 공직자 출신 자치단체장은 타협과 설득 보다는 자신의 경험만 앞세우며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고 행정가라고 주장한다. ‘행정가의 원칙’, 말이 좋아 원칙 고수지 실상 타협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것을 숨기는 허울이자 잔꾀일 뿐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유능한 정치인이라면 타협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정치인에게 부여된 일종의 숙명이고 천형(天刑)"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쪼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해당사자들까지 설득하고 관계를 풀어야 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며, 상대를 걸림돌로 인식하는 우를 범하는 협량의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군정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데모를 해서 무엇이 바뀌는가? 데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대화를 해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회, 대화가 가능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참가한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참가할 수 있는 사회, 참가할 수 있는 자신이 탄생한다.”

그렇다. 사회를 바꾸려면 가만있지 말고 부당한 것에 항의해야 한다. 데모나 집회 참가만이 아닌 다양한 행동을 통해 ‘새로운 우리’, ‘변화된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지가 잘나고 무서워서 라고 착각하며 더 겁박하고 탄압하는 잔인한 독선에 굴복할 수 없다. 선거에서 뽑혔다고 우리 지역과 주민을 함부로 대하는 정치인은 심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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