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39) 천도부쟁이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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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39) 천도부쟁이선승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5.12.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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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道不爭以善勝) 한울의 길은 다투지 않음으로서 선함으로 이긴다.<노자> 한울의 길(天道)은 인간이 가야할 한울타리의 길을 의미한다. 한울은 인간이 가족으로 함께하는 세상을 원한다. 인간가정이 평화롭기 위해서는 가족 각자가 서로를 침해하지 않고 도리를 따라야 하며 네 탓이 아닌 내 탓을 구해야 한다. 세속의 사람들은 인생의 표피인 부귀를 승부로 보지만 부귀란 약자들의 가난과 천대를 대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선미의 승부가 아닌 추악한 승리이다. 욕망이 주도하는 싸움은 필연적으로 증오를 만들고 거짓과 반칙을 동원하게 된다. 선한 승리란 남과의 대결이 아닌 자신속의 욕정과 이성의 싸움에서 이성의 승리를 의미하며,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서의 진실의 승리를 의미하고 무상한 승리가 아닌 유상한 승리이다.
 
전자역덕야 쟁자사지말야(戰者逆德也 爭者事之末也) 싸움은 도덕을 파괴하며 다툼은 일을 처리하는 말단의 수이다.<맹자> 도생지 덕축지(道生之德畜之) 도(道)는 생명을 낳고 살리는 길이며 덕(德)은 생명을 가꾸고 기르는 것이다.<노자> 싸움이 도덕을 파괴한다는 것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툼으로 해결하는 것을 말단의 수라한다. 싸우고 다투며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 사회는 반생명적인 말단의 사회다. 승자는 독식을 원하며 강자는 언제나 약자를 욕정의 도구로 삼는다. 경쟁과 대결은 긴장을 만들며 긴장은 반칙을 만들고 정의와 도덕을 무력하게하며 함께하는 마음을 파괴한다. 함께하는 마음이 사랑이고 사랑은 신의 마음이니 신이 파괴된 사회는 악이 지배한다.

 

 

장자의 우화 와각지쟁(蝸角之爭)은 같은 몸의 달팽이 뿔이 한쪽은 만(蠻)나라 라고 칭하고 다른 쪽은 촉(觸)나라 라고 만촉지쟁(蠻觸之爭) 싸우면서 한 몸인 스스로를 상하게 한다. 인간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마음에 신의 몸인 영혼이 있고 모든 사람의 영혼에 같은 신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끼리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우는 것은 왼손과 오른손이 손익을 다투면서 스스로를 해치는 와각지쟁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육신은 개인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영혼은 신에 의해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이라 함은 영혼 속에 신이 살고 있음을 의미하며, 인간을 사랑한다 함은 인간의 영혼에 살고 있는 신을 섬기는 일이다.    

육체를 고귀하게 하는 것은 영혼이며 영혼을 고귀하게 하는 것은 신이다. 신의 몸인 영혼은 속박을 싫어하고 소통을 바라며 자유무애하길 원하기 때문에 비움을 추구한다. 소유는 마음을 속박하기 때문에 무소유를 추구하고 검소는 인생의 짐을 덜어주어 가볍게 하므로 즐기며 성실은 육신과 영혼을 건강하게 함으로 좋아하며, 교만은 지혜의 눈을 멀게 하며 무지의 틀에 나를 가두기 때문에 싫어하고 겸허하여 나를 낮추고 비우는 것은 내 영혼에 신이 충만하기 위함이다. 증오는 신과 사람의 소통을 막기 때문에 싫어하고 사랑은 신과 사람의 소통을 하게하기 때문에 좋아하며 불의는 자신을 추악하게 함으로 싫어하고 정의는 자신을 아름답게 함으로 좋아한다.

감정은 욕망하고 욕망은 인생의 짐을 무겁게 하며 무거운 짐은 영혼을 지치게 하고 자유무애 한 인생을 방해한다. 사물의 시비선악과 복과 재앙을 보는 눈이 없는 욕정이 신의 뜻을 이기면 길을 이탈하여 인생은 위험한 미혹에 빠진다. 악이란 변하고 사라질 것을 추구하는 욕망이 영속적 존재인 신의 뜻을 어기는 일이며, 선이란 영속적 존재인 신의 의지가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육안을 통해 사물을 보는 욕정은 사물의 내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사물의 표피에 현혹되면서 사물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고 거짓에 농락당한다. 현실이라는 토양과 환경은 욕정을 잘 자라게 하고 욕정의 잡초는 생명력이 억세고 강하기 때문에 영혼에 생명을 주는 양식은 가꾸어 보호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아름답게 승리하는 인생을 위해선 영혼의 밭에서 욕정의 잡초를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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