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랍설수ㆍ순창 인심ㆍ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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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랍설수ㆍ순창 인심ㆍ새해
  • 양상화 이사장
  • 승인 2016.01.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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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화 단군사상선양회 이사장  

납설수(臘雪水)

한해 마지막 달을 섣달이라고 하여 새종월에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러나 한 해가 끝나는 때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일 년 동안 지나온 많은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나도 많은 생각을 갖게 되는데 역 부족에서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도움만 받은 처지에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만 지고 있음이 몹시 안타깝다. 그래서 혹시 납일에 눈이라도 내리면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선현들의 랍설수의 말씀을 생각해본다.
섣달 납일에 내리는 눈을 받아서 녹인 물을 납설수라고 한다. 이 물로 약을 대리면 약효가 배가 되며 이 물로 담근 간장으로 음식에 간을 맞추면 음식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 물로 종자를 담그면 풍년이 들고 돗자리에 뿌리면 파리, 모기, 빈대가 없어지는 살충수가 되고 얼굴을 씻으면 얼굴이 하얘지는 화장수가 되며 눈을 씻으면 안약이 된다고 한다. 다행히 납일에 눈이 내려 눈을 모아 납설수라도 만들어 신세진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생각해본다. 납일에 서설이 내리기를 기대하면서 순창 선현들의 말씀과 많은 교훈을 생각하며 나의 부족한 일 년 생활을 회상해본다.
■ 납일(臘日) : 민간이나 조정에서 조상이나 종묘 또는 사직에
                제사 지내던 날


옛날 순창의 인심

옛날 전라도 정 타령의 일절에 의하면 정말 묘한 것이여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은 것이 색깔도 없고 냄새도 안 나는데 그것이 부풀면 사족을 못 쓰고 그것이 닳으면 사지가 풀리고 그것이 붙으면 엿처럼 끈적이고 그것이 떨어지면 세상이 캄캄하니 정말 묘한 것이여!
이것이 순창의 인심이요 전라도 정이었는데 이것이 뭉치면 전라도를 지키며 나라도 지켰는데 어찌 흩어져 좋지 않은 전라 인심이 되었는지? 이순신 장군의 전적기에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국가(是無國家)라 말씀하신 것을 보면 호남인들의 정신을 알 수 있다. 순창의 옛 인심을 살펴보면 만석거부 김창식(金昌植) 씨가 모은 돈으로 순창농림학교를 세웠건만 나부터 이 학교를 다녔으면서도 고마움을 모르고 있다. 그는 순창 장날이면 시골 나무꾼들이 나무를 짊어지고 팔러 왔으나 오후 5시가 넘도록 팔리지 않아 점심을 굶고 앉아있는 나무꾼들을 모두 데리고 집으로 가서 밥을 먹이고 나무 값을 주어 보냈다. 김창식 씨의 적선을 알리기 위해 정마트 앞 길가에 서있던 휼민비(恤民碑)가 어디로 가버려서 김창식 씨의 적선 사실마저 볼 수 없으며 군청 앞에 서 있는 간아지(干阿只)의 비를 보면 생각나는 관 노비청을 관리하였다고 하는 모 여인의 적선한 내용이 생각난다.
이 여인은 관 노비청을 관리하면서 많은 돈을 모았다. 또 순창읍내 사람들이면 거의 안 쓴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말년에 모두 불러놓고 차용증서를 불태워버렸다. 여인이 늙어서 죽자 상여 뒤에 만사지가 십리를 뻗쳤었고 상여 줄 백목 띠가 십리가 되었다고 하는 설화가 전해온다. 하지만 지금은 여인의 무덤 하나도 관리하여 주지 못한 순창의 인심이 안타깝다.
호남가의 정 타령을 들어보면 그러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 휼민(恤民) : 빈민이나 이재민을 구제함.


새해를 맞으면서

옛날 우리의 어머니들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샘물을 길러다가 백자에 담아 조왕신 앞에 정한수를 올리고 집안 식구들의 무사안일을 빌었다. 그것은 섣달 스무나흘 날 조왕신이 하늘로 올라가서 옥황상제에게 집안 식구들의 선악을 낱낱이 고해바치는 날이기에 우리의 어머니들은 조왕신에게 정성을 다했다. 이날부터 이레 동안 참회하면 죄를 용서받는다 하였으니 일주일 동안이라도 금년 일 년 동안 지은 죄를 참회하여 보자고 다짐하여 본다. 또한 우리의 선조들은 천재를 모시어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다. 단군조선 11대 임금 도해 임금께서 전국 아름다운 산천을 12곳을 선정하여 천재를 올리는 곳을 국선소도(國仙蘇塗)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우리 고장 순창 회문산의 기두봉, 장군봉 아래 죽림촌 뒤에 12곳 중의 하나인 국선소도 자리임이 밝혀졌기에 조선조 태조 이성계도 이곳에 와서 천재를 올렸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 곶방 순창을 위하고, 한국을 위하여 전국 명산 12곳 중의 하나인 회문산 국선소도를 복원하여 옛 선조들의 뒤를 이어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천재를 올리고 순창 군민의 안녕을 위하여 기도터로 보존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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